[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한겨울 한파가 지나가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전국적으로 새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됐다. 주말 내내 주변의 산등성이의 경계가 어디인지 분간이 되질 않을 정도로 희뿌옇게 보였다. 이 맘 때쯤이면 으레 겪는 일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3년째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치다 보니 왠지 마음이 더 답답하고 갑갑했다.

이제는 일상화된 미세먼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여러 가지 대책이 있겠지만 '도시숲'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시숲'이란 국민의 보건휴양·정서함양 및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을 말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도심보다 40.9% 낮고, 미세먼지 농도는 25.6% 낮다. 나무 한 그루가 1년에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한다.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자연 공기정화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 도시 생물다양성 증진, 소음저감 등에도 효과가 있다. 이렇듯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도시숲 면적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도시숲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도심에 도시숲을 늘리기 위한 기초 숲 자체가 부족할 뿐더러 도시숲을 조성할 공간이 부족해서다. 실제로 대도시 숲은 주로 도시 외곽 산에 집중되어 있어 주거지역 등 도심 생활권에는 숲과 나무가 부족하다. 서울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 기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이제부터라도 보다 다양한 형태의 '도시숲' 조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수직숲', '구조물 벽면녹화사업', '옥상정원', '그린커튼', '학교 숲' 등 말이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공습 앞에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이러다가는 다 죽을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