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무거워진 장바구니 가격만큼 서민들의 시름도 깊다. 옛 부터 설 명절은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중 하나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명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조용한 명절이 된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 확산 불안 속에서 어렵게 가족간의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덕담보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리가 됐다.

이 같은 모습은 올해 설 명절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크게 뒷걸음 친 지역경기는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역 경기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부터 기업들의 상황이 연일 악화일로다. 이중 정부 방역 조치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기약 없는 영업규제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섣부른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행 역풍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시간 및 인원제한, 백신패스 등 강도높은 규제가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계 부담을 더욱 키우는 건 가파르게 상승중인 물가다.

지난해 말부터 크게 상승했던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올해 설 명절 식재료들의 가격 역시 큰폭으로 인상됐다. 식용류와 밀가루는 20% 가까이 인상됐고 시금치가 금(金)치가 된지 오래다. 돼지고기 역시 작년 설 명절때보다 오르는 등 각종 농·축산물의 가격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각종 가공식품 등 성수품들의 가격이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에 정부는 농수산품 비축 물량을 푸는 한편 가공식품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정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물가 폭등'의 전조는 대내·외적으로 이미 수 개월 전부터 나타났다. 다만 그저 '기저효과'라며 치부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상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무거워질 장바구니 물가만큼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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