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취임 100일 맞은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 신동빈 기자
  • 승인 2022.01.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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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권위의 벽 넘어 소통으로 안전문화 정착 노력"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1995년 5월 청주서부소방서에서 소방생활을 시작한 청년 채열식은 27년 후 소방정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지휘관으로 돌아왔다. 충북 일선에서, 그리고 소방청에서 주요 보직을 지낸 그는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소통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편집자



"유비무환, 교토삼굴, 이불변응만변."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 지혜로 재난이 발생하기 전 미리 대응한다, 변하지 않는 것(매뉴얼·소방대응 역량)으로 만가지 변화에 대처한다'

채열식 서장이 10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그의 당부는 충북 최대 안전수요를 맡고 있는 청주서부소방서의 특수성과 맞닿아있다. 서부서 관할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46만6천여명이다. 소방대원 1명당 1천650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셈이다.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수치로만 봐도 우리 대원들은 지치고 힘든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원 개인의 희생으로 청주의 안전을 지켜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직원들이 힘든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문화를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생각했고, 그 첫 과제로 안전소통문화 정착을 정했습니다."

재난현장에서의 구조구급활동이 주를 이루는 소방업무 특성 상 소방은 아직 계급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선배의 능력과 경험이 후배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는 조직을 경직시키고, 선후배간 갈등을 만들어내곤 한다. 채 서장은 소통을 통해 가장 힘들 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쌓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

"안전소통은 단순히 선배가 후배의 말을 잘 들어주고 후배는 선배와 대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방의 가장 기본인 대응 매뉴얼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 토론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훈련하는 것이 안전소통의 핵심입니다. 간혹 긴박한 현장에서 일부 매뉴얼을 생략하는 행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없애야 소방대원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습니다."

채 서장은 조직·계급문화가 아닌 안전소통문화가 자리 잡아야 소방도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27년 소방생활을 하며 소통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후배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저부터 권위를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고, 우리 서부서 직원들 역시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채 서장은 부임 직후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또 우드볼협회와 소방대원의 마음·신체건강 증진을 위한 협약을 진행했다. 대원 간 소통을 위한 동아리 활동 지원 등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 중이다.

채 서장은 또 소방대원들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한 시설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서부서의 가장 큰 현안사업은 사직119안전센터 이전과 송절동 안전센터 신설이다.

사직센터 이전은 서부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사직센터는 종합운동장 라커룸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훈련공간이 부족한 것은 물론, 스포츠 경기 등 대형행사가 개최되는 날이면 출동에 큰 제약이 따른다. 사직센터 이전의 가장 큰 난제는 이전부지 확보다. 사직동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구역 중 부지양도를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소방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송절센터 신설 역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지난 2018년 충북연구원의 '화재발생 공간특성 분석'에 따르면 송절동은 취약지역으로 분류된다. 인근 안전센터와 4㎞ 이상 떨어져 있어 신속한 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새롭게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송절동의 경우 주요 진입로의 통행량도 많은 상태다. 출퇴근 등 특히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에 재난이 발생한다면 '모세의 기적'이 나타나더라도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출동소방관들 다수의 의견이다.

송절동 주민들이 최근 모듈러교실 증축공사를 반대하고 나선 이유도 이 같은 문제 때문이다. 이들은 "인근에 소방서가 없는 상황에서 재난에 취약한 모듈러교실을 만들면 아이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송절센터는 시가 공공청사 부지 매입을 진행해야 신설이 가능하다. 사업계획이 세워진다 하더라도 시의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올해 열리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장, 도의원, 시의원 후보들이 소방안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채열식 청주서부소방서장. /청주서부소방서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으로 수만명이 살고 있는 옥산면의 경우도 단지완공 4~5년이 지나서야 119안전센터 신설이 확정됐다. 다행히 그 사이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안전사각지대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직과 송절센터 문제는 제 임기 중 상당부분 진척시키고 싶은 바람이 있다. 주민 여러분께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안전 파수꾼인 소방이 주민들에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청주시민 안전을 위해 조직문화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시설 및 시스템 확충에 나서고 있는 채 서장은 동료들에게 다시 한 번 기본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재난현장에서 우리 소방은 변하지 않는 원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청주서부소방서 직원 모두가 도민이 원하고 도민에게 필요한 소방대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원칙을 지키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발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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