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청호 전경 / 중부매일 DB
대청호 전경 / 중부매일 DB

충청권 수(水)자원의 보고(寶庫)인 대청호는 호수 자체는 물론 빼어난 경관 등 주변에도 적지않은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초대형 호수로서는 드물게 접근성도 좋다. 그런 연유로 이곳을 찾는 발길은 갈수록 늘고 있고 이런 특성을 활용한 생태관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관광차원의 접근이 아니더라도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도 많다. 개중에는 보존을 넘어 예전 상태로 되돌려야 할 것도 있고 몇몇은 조만간 결실을 거둘 가능성도 높다. 대표적으로 옥천군에서 추진중인 반딧불이 복원사업이 있다.

흔히 개똥벌레라고 불리는 반딧불이는 오염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할 정도로 환경에 민감한 곤충이다. 최근 생태적 가치는 물론 친환경의 상징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관광자원으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런 만큼 옥천군의 대청호 반딧불이 복원사업은 추진할 필요성이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반딧불이 서식지였던 곳들의 생태환경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개발과 인위적인 손길에 훼손됐던 자연환경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사람들의 오만과 무지로 인한 잘못을 복구하는 일이다.

먼저 대청호 홍수터인 옥천 군북면에 반딧불이 서식처인 둠벙과 생태습지를 조성한다.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하고 복원종을 심어 수변식생을 갖추고 인접 수풀과 어우러진 생태환경을 만든다. 산기슭에 인접하고 수변에 위치한 이곳은 우수한 생태성으로 예전에는 반딧불이 3종이 모두 서식했다고 한다. 서식지로 최적의 환경인데 생태학습과 탐방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옥천군은 동이면 석탄리 안터지구에 인공증식장을 설치, 별도로 증식작업을 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반딧불이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반딧불이 산란지가 될 안터지구는 지난해 국가하천 가운데 최초로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생태관광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런저런 사업추진에 예산배정까지 해당 지역 주민들도 기대를 가질만 하다. 그렇지만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른 걸림돌도 분명히 존재한다. 애써 감추고 덮어둔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들여 조성하고 꾸민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닌 것이다. 옥천의 반딧불이 산란지로 유명했던 또 다른 곳, 이원면 칠방리의 경우 지금은 씨가 말랐을 정도다.

이곳의 반딧불이들이 사라진 까닭은 환경오염도, 사람손길도 아니다. 지난 2020년 용담댐 과다방류로 인해 이 지역이 모두 쓸려갔기 때문이다. 어이없는 인재(人災)로 복원사업에 맥이 빠질 판이다. 생태사업이 펼쳐질 안터지구에도 불안요인은 있다. 사업대상지 인근에 농지가 있어 차량출입은 물론 농약유입도 우려된다. 여러 환경관련 사례에서 보듯이 복구는 어려워도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꼼꼼하게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환경을 지키려면 복원사업도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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