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차(茶) 만큼 좋은 친구가 있을까요?"

보이차전문점 '늘품' 김경희 대표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책 '혼자있는 시간의 힘'은 "원치않는 고독에 빠졌다면 적극적으로 대면하라, 고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어떠한 시련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혼자 잘 설 수 있어야 함께 잘 설 수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혼자 잘 놀 수 있어야 행복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에 감성을 높이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따뜻한 차가 곁에 있다면 더 풍요롭지 않을까. 증평군 증평읍 아랫장뜰길 65에 자리잡고 있는 보이차전문점 '늘품' 김경희 대표에게 행복하게 차 마시는 방법을 들어봤다. / 편집자


 

코로나를 기회로 '찐팬' 확보

차 마시는 취미가 업이 된 김경희(53) 대표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자주 절에 갔는데, 스님이 내어주는 차를 마시며 그 매력에 빠졌다. 처음에는 무슨 차인지, 효능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오랜 시간 차를 접하며 몸이 따뜻해지는 변화를 체감했고, 그것이 보이차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20대 후반부터 차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나고 자란 증평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게 됐고 50즈음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게 됐는데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이차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2017년 11월 보이차전문점 '늘품'을 개업하게 됐다. 이 곳은 다양한 종류의 보이차부터 대만차류, 각종 차 도구를 취급하고 있으며, 공간의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쌍화탕, 대추탕, 생강차, 더치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수차례 방문했던 운남 보이차, 대만 오룡차, 이싱 자사호 산지에서 얻은 차 지식을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제품만을 엄선해 찻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하며 자신이 즐기는 방법 그대로 차를 맛보게 했다. 그런 진심이 전해져 보이차의 불모지인 증평에서 차 강습과 차 모임을 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졌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무작정 손님을 기다리고 있기에는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 차의 유래, 차 고르는 법, 차 마시는 법 등을 올렸고, 그것이 의외의 홍보 역할을 했다. 그렇게 2년여 노력한 결과 지금은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보다 전국에서 택배로 차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말 그대로 '찐팬'이 생긴 것이다. 뜻을 세우면 길이 보인다는 말처럼 코로나라는 위기가 전국적인 마니아층 형성이라는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양귀비와 서태후가 즐겨마신 차

중국 차는 원래 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흑차 등 6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보이차는 원난성부터 티베트에 이르는 차마고도 지역에서 마시던 흑차(黑茶)의 하나로 푸얼(보이)현이라는 마을에서 주로 거래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이차는 할아버지가 만들고 손자가 마신다'는 말처럼 발효과정과 기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맛과 향도 다르다. 중국 황실에서 즐기던 보이차는 특히 양귀비와 서태후가 즐겨마신 차로도 유명하다.

중국 전통 의학서 '본초강목'에는 보이차는 우리 몸 속의 해로운 기름기를 제거하고 숙취 해소와 소화, 갈증해소에 좋으며, 화기(火氣)가 생길 때 그 기운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보이차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차갑거나 혈액순환이 안되는 사람에게 좋으며, 면역세포의 손상방지와 회복 촉진으로 노화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혈액 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감소, 고혈압과 동맥경화·당뇨병 개선, 변비예방,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돼 있다.


 

눈·코·입으로 좋은 차 고르기

"보이차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처음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입맛에 거슬림이 없는 것이 좋은 차인거죠."

김 대표는 좋은 보이차를 고를 때는 먼저 눈으로 봤을 때 차의 상태가 곰팡이가 없고 깨끗한지, 코로 냄새를 맡았을 때 역하지 않은지, 그리고 입으로 맛을 봤을때 목넘김이 부드럽고 거부감이 없는지 살펴보면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찻집에 오는 고객들에게도 각 차가 가지고 있는 이력을 말하기 전에 "맛이 좋은가요? 안 좋은가요?"를 먼저 묻는다. 그만큼 자신의 입맛에 맞는 보이차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문과정에서는 인터넷 구매보다는 보이차전문점을 찾을 것을 추천했다.

특히 보이차는 커피처럼 강렬한 맛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잘 골라야 오랫동안 즐길 수 있고, 최소 3개월 이상은 마셔야 보이차가 지닌 효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茶와 함께 내면을 다지는 시간

"무엇보다 제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 차에서 받은 기운을 나누고 싶습니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한 환경적 개인주의 시대에는 차처럼 좋은 친구가 없죠. 천천히 느긋한 마음으로 마실 수 있는 차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시대적으로도 더없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마라톤을 하듯 내 몸에 스며들 때까지 마셔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고객들로부터 진심어린 감사의 말을 들을 때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김 대표는 "몇번을 우려도 한결같은 탕색과 맛, 효능을 주는 차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한결같은 온기를 전해주는 보이차전문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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