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이태동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선생님, 마스크 똑바로 쓰세요?" "응, 응 미안해요."

계단을 헐떡거리고 오르다보니 코 아래로 마스크가 내려와 위험하게 보인 모양이다. 다시 고쳐 쓴다. 나에게는 왜 이렇게 아이들이 엄격하지? 오늘은 '안전한 생활' 2학년 미세먼지와 관련된 수업시간이다. 날씨에 대해 누가 얘기 해볼까? 거침없이 영희가 발표한다. "구름이 조금 끼었어요.", "먼지가 많아 하늘이 검게 보여요."한다.

"아, 그래요? 창밖을 가리키며 그럼, 또 누가 얘기할 사람?" 이번에는 손이 많이 올라간다. 어떤 아이가 발표하면 경쟁적으로 말하고 싶은 심리가 아이들 심리라 했던가.

'안전한 생활' 수업시간은 늘 활기가 넘친다. 영상 수업 비율이 많은 경우 자칫, 학생들은 구경꾼이 되기 쉽고 교사는 잔소리꾼으로 전락돼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학생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해 철저히 자신의 가치 세우기 방향으로 선회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발표는 반전을 이룬다.

이태동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이태동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미세먼지 많은 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심각한 문제로 학생들에게 되묻는다. "일기예보 기상캐스터 멘트 알죠?" 미션을 통해 아나운서가 된다. 2인1조(아나운서, 시청자)로 상호 일기예보를 피드백 한다. "오늘은 구름이 많고 미세먼지가 심해 10m앞이 안보일 지경입니다.", "영하 3도 빙판길에 미세먼지가 심해 교통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등 모형 마이크를 들고 친절한 안내를 한다. 이어 만화나 간단한 문장, 퀴즈, 그림그리기 등으로 선택을 넓혀간다. 역할극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은 안전한 행동을 결정하는 판단 기준이 되며 가치로 발전한다. 마스크 사용, 외출자제, 물 자주 마시기 등 결과 내용은 다시 선서, 제스처(Gesture) 형식으로 표현해 본다.

어릴 때부터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과 자부심을 가질 때 누군가의 생명과 행복도 보장해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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