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김홍민 서울취재본부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주 상당'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하면서 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로',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의 재·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당(후보)의 중대 귀책사유로 재·보선이 치러지는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다. 청주 상당은 민주당 소속 정정순 전 의원이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죄로 낙마해 3월9일 대선과 함께 재선거가 치러진다.

민주당의 속내는 다른 이유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지난해 치른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냈다가 참패한 경험이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30% 중반대의 박스권에 갇힌 같은 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려는 방안이란 시각이 많다. 일부 재·보선을 포기하고 대선 승리에 올인하겠다고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청주 상당' 재선거는 국민의힘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새로운물결 등 군소정당들이 '청주 상당'에 후보를 내겠다고 했지만 재선거를 40여일 앞두고 후보군조차 미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설령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선거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의힘에선 젊은 피 신동현 예비후보가 26일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과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간 양자대결이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청주 상당' 등의 후보를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선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각에선 장관·충북지사·4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 위원장이 인지도에서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원내대표와 대표 권한대행을 역임했던 정 위원장이 5선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한다면 당 최다선으로 역할도 많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당내 잠재적 경쟁자들은 경선부터 그를 견제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김홍민 서울취재본부장
김홍민 서울취재본부장

윤 전 위원장은 검찰에서 승승장구한 대구고검장 출신이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로비 혐의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게 걸림돌이다. 그는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선임계약을 하고 위임사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고법에서)무죄가 선고된 것"이라며 "(고법)항소심판결이 탄탄하게 돼 있고,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법리적으로 잘 판단했기 때문에 법원 판결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고법의 무죄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하는 경우가 특히 드문 일"이라며 최종 무죄판결을 자신했다.

양측은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악연이 있고, 지금까지도 앙금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이들의 경선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안 보길 희망한다. '페어플레이'로 당 후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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