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전공주문화원장

올 2월 1일은 음력으로 설날인 1월 1일이다. 공교롭게도 양력 1일과 음력 1일이 같이 출발하는 날이다.

설날은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고도 하는데 일 년 중 으뜸이 되는 날, 일 년 중 머리가 되는 날이라는 의미로 으뜸 元 또는 머리 首가 들어가는 날이다.

요즈음은 주로 양력 새해를 맞아 연하장을 보내며 이때 새해 또는 00년 元旦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바르지 못한 책력법이다.

정확히 말해 올해 임인년 원단은 2월 1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양력 1월 1일에 미리 임인년 원단이라는 말을 당겨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은 대체로 성미가 급한 편이다. 그래서 생일잔치도 미리 당겨서는 하지만 늦추어서 하지는 않는다.

신년교례회도 그렇다. 양력 1월 초에 신년 교례를 하며 제목에 '임인년 신년교례회' 이렇게 타이틀을 붙이고 모두들 그런 줄 알지만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올 1월 초는 임인년이 아니라 신축년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리 말하니 나도 교육장과 문화원장 시절 그렇게 행사를 진행하면서 미리 당겨서 쓴다고 생각하였지만, 정확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설은 한자로는 신일(愼日)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가한다'는 뜻이다.

올해 설날도 어김없이 '부자 몸조심' 근신의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현재 일일 확진자는 7천 명대를 넘어 8천57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새로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2월에는 하루 확진자 1만~2만 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마그러나 "밤이 깊어진다면 어찌 새벽이 멀지 않았으리요"라는 말이 있듯이 만 2년 넘게 기세를 부리던 코로나 19의 팬데믹도 이제 정점을 찍고는 엔데믹(풍토병)으로 변화 할 것 같다는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 파우치 박사의 말이 나왔다.

올해의 설도 되도록 모이지 말라는 정부의 권고가 있으니 대규모로 가족들이 모이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가족의 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록 소가족끼리의 설이지만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간단한 차례를 지냈으면 한다.

차례가 끝나면 순서를 따져 세배를 올리고 떡국으로 마련한 세찬(歲饌)을 먹고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건넸으면 한다.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자녀들은 전화로 부모님께 먼저 인사를 올리고 일가친척의 어른들께도 세배 대신 전화로 인사를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

요즈음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화상통화가 자주 이루어지는데 이 도구를 활용하면 어디서나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의 근황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나는 매주 일요일 저녁에 나의 손자, 손녀 5명과 꼭 화상 통화를 한다. 사랑하는 손자, 손녀 그리고 아들, 며느리와 매주 생생하게 만나는 것이다.

금번 설에 직접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은 부모님과 또는 집안의 웃어른들과 화상대화를 하고 화상세배를 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겨우 우리는 두해 째 설을 잃어버렸다. 일본 제국주의의 강압에 의해 36년 동안 잃어버린 설을 되찾은 우리 민족이기에 전염병으로 겨우 2년간 잃어버린 설을 되찾는 것은 일도 아니라 생각하고, 내년에는 우리 대한민국의 고유 명절인 설이 민족의 대명절로 풍성할 것을 믿는다.

최창석 전공주문화원장
최창석 전공주문화원장

또 새로운 봄과 함께 코로나 19가 물러 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19세기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셸리의 '서풍에 부치는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적어본다.

"내 죽은 사상을 시든 잎들처럼 우주에서 몰아내 새로운 탄생을 재촉해다오! 그리고 이 시를 주문 삼아 꺼지지 않은 화로의 재와 불티처럼 내 말을 온 세상에 흩뜨려다오! 내 입을 통해 잠깨지 않은 대지에 예언의 나팔이 되어 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다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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