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성진 정치행정부 부장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의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금지'가 이슈로 부각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들고나온 카드 중 하나다.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실현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다. 일단 적극적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실질적인 법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정치권을 향해 박수칠만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결국 정치적 선언에 불과할 뿐이라고 치부한다.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게 뻔하다는 의심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를 꺼내든 민주당에는 3선 25명, 4선 11명, 5선 7명 등 모두 43명의 다선 의원이 있다. 이 중 동일 지역구에서 3번 연속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만 16명이다.

야당까지 더하면 3선 이상 의원이 모두 73명이다. 충북에서도 민주당 소속으로 5선의 변재일(청주 청원구) 의원과 3선의 도종환(청주 흥덕구) 의원이 있다. 물론 변 의원과 도 의원은 3선 연임 초과 금지에 해당되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어찌됐든 단순히 숫자를 나열했을 뿐인데도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의문점이 찍힌다. 3선 연임 초과 금지는 잊을만하면 정치권에서 나오는 단골메뉴다. 2년 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4선 연임 금지 조항을 당 정강정책에 포함하려고 했지만 3선 이상 의원들의 강력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국회의원의 3선 연임 초과 금지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국회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3선까지만 할 수 있게 한 연임 제한을 도입해 형평성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는 국회의원이 지자체장을 견제하는 도구로 활용된 측면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정작 국회의원들은 3선 연임 초과 금지 얘기만 나오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를 습관처럼 반복하고 있다. 국회의원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 국민들의 환심을 산 뒤 언제 그랬냐는 듯 호주머니 속으로 감추면 그만이다. 더 이상 국민들도 속지 않는다.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기득권 유지에 골몰하는 국회의원들의 한심한 작태가 볼썽사나울 뿐이다. 물론 선수(選數)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선수가 누적되는 것은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연륜과 경험은 중요하다. 물이 고인다고 무조건 썩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3선 연임 초과 금지를 국민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이유를 국회의원 스스로 깨닫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박성진 사회부장
박성진 정치행정부장

국회의원들을 향한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새빨간 거짓말이다. 국회의원 개개인 모두 국민들이 갖는 실망감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참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금지'에서 '동일 지역구'와 '연임'도 빼고 '3선 초과 금지'를 도입하자는 성난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 나아가 국회의원들을 파격적으로 줄이자는 주장도 부디 새겨듣기 바란다. 이번에는 제발 헛구호에 그치지 않고 진전된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