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의 위로와 격려… 15인 작가 80여점 작품 선봬

김지현 화백 작품들
김지현 화백 작품들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작가의 작품을 직접 전시하고 판매하는 '화랑'은 작가에게 훌륭한 파트너이자 든든한 후원자다. 화랑의 숫자가 곧 그 지역의 문화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인구 80만명의 청주시의 전문상업화랑은 '갤러리청주' 한 곳뿐이다. 지난 9년여간 지역주민들에게 예술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지역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갤러리청주를 찾았다. 나미옥 관장과 김창묵 대표이사를 만나 오는 12일 전시를 마치는 '아트테크展'의 기획과정과 성과를 들어봤다. / 편집자

'그림이라는 따뜻한 위로'를 모토로 선보인 아트테크展의 성격답게 지역에서 내로라 하는 작가들의 소장가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포진돼 있었다.

하얀 벽면에 걸린 작품들 사이사이엔 작가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소장의사를 밝힌 고객들의 요청에 응답한 표시가 엿보였다.

서울에서 온 고객은 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 통째로 들고가 하얀 벽면만이 덩그라니 남아 있었다.

'도자기와 꽃의 작가' 가국현부터 '빨간의자시리즈'의 김지현 화백, 강호생, 곽미영, 김경섭, 김지현(여), 김춘옥, 박영학, 성민우, 소영란, 이기숙, 정봉기, 정의철, 정철, 최기정 등 15인의 작가가 80여점의 작품을 갤러리화랑에 내놓았다.

곽미영-뭉개구름 사이로-비행 24.2x24.2cm-acrylic on canvas-2021
곽미영-뭉개구름 사이로-비행 24.2x24.2cm-acrylic on canvas-2021

나미옥 관장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애정어린 시선은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1년에 한번씩 이 전시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들에게 평생 열정을 갖고 시간을 들여 내놓은 결과물에 대한 보상과 가치에 대해 알아줄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9년전 갤러리청주를 오픈했을 때만해도 '누가 돈을 주고 그림을 사나요?'란 질문이 많았다.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에 대해 보상하고 가치를 알아주는 지적인 행동이 자본으로 환산되지 않고 대가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선진국이 아니지 않을까."

김지현(75) 화백은 전업작가로 활동하던 중 50대 추계예술대 교수로 재직해 후학을 양성했다. 작품은 생동감이 넘치고 흡사 곧 살아움직일 듯 새로움이 묻어났다.

나 관장은 "김지현 화백은 고이지 않고 늘 흐르는 물처럼 작품이 새롭다. 작가들 중에서도 작품이 가장 젊다는 평을 종종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로 재직중인 동명이인의 김지현(여)작가에 대한 설명, 종이기록물 전통접착제인 고풀을 만드는 과정, 비단을 캔버스 삼아 그린 성민우 작가 등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특히 세필작업만 8번씩 그려내며 뫼 산(山)자를 작품에 담아낸 정철작가의 작품에 담긴 꿈과 희망의 메시지, 아크릴 뒷면을 칼로 하나하나 조각내서 입체적으로 표현해 낸 최기정 작가의 조각작품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20211201_최기정-M-acrylic pan on scrach,2020
20211201_최기정-M-acrylic pan on scrach,2020

나관장은 "이 시대 남아있는 최고의 수도자들은 예술가라고 확신한다" 면서 미술애호가들의 관심과 성원을 희망했다.

이와 함께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서울 미술시장에 내놓으면 구매로 즉각적으로 이어지나, 청주는 아직까지 피드백이 늦은 편이라고 아쉬움도 토로했다. 미술품은 감상을 넘어 소장가치는 물론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김창묵 갤러리청주 대표이사는 "타 지역만 가도 식당, 호텔마다 그림이 걸려있다. 미술품 소장을 위해 전재산을 쏟아부은 컬렉터 간송 전형필 선생이 그렇기에 더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며 "좋은 예술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꿈꾸게 한다. 집집마다 작가들의 그림을 소장하고 벽에 걸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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