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권오중 시인·가수

우리가 일을 하다 보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회계사, 변리사 등 권위있는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도움을 받는다. 이 경우 권위란 지위나 직책에 관계없이 인품이나 학식, 능력이 뛰어나 타인이 스스로 신뢰하고 승복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반면에 권위주의란 직위, 권력, 경제력 등 우월한 요소를 이용하여 남을 억지춘향식으로 따르게 하거나 지배하려고 하는 태도를 말한다. 권위주의는 중앙집권 군사문화의 잔재로서 잘못된 이념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강압적으로 지시하며 무조건 하라는 태도이다.

도몬 후유지가 쓴 '불씨'라는 책을 보면 희망이 없는 나라를 어떻게 개혁했는지 명확히 보여주며, 리더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로 리더는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불씨 책의 주인공인 하루노리는 '죽어있는 나라'인 요네자와라는 번에 번주로 부임하여 이곳을 희망이 있는 '살아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혼신을 다하여 개혁의 불씨를 전파함으로써 마침내 자기의 꿈을 실현하였다. 또한 비전이 편향되지 않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리더의 솔선수범하는 자세이다. '불씨' 책에서 개혁이 가능했던 것은 하루노리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고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을 앞장서서 실천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라를 위해 어려운 결단을 회피하는 리더는 진정한 리더가 아니다.

셋째로 공과 사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번주의 공과 사를 가릴 줄 아는 분별 정신이 없었다면 개혁은 공염불에 그쳤을 것이다. 특히 돈 문제에 있어 공과 사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요즈음 회자(膾炙)되고 있는 내로남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로 리더의 사랑하는 마음이다. 하루노리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의 가슴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개혁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번주의 사랑하는 마음이 신하들의 가슴을 용광로처럼 녹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내편 사람만 챙기는 행태는 그릇된 사랑이다.또한 갑질은 절대 금물이다.

산과 바다는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한다. 올바른 리더는 산과 바다처럼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입에 단 것은 몸에 해롭고 쓴 것은 이롭다. 이처럼 달콤한 말로 아부하는 사람은 멀리하고 쓴말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

권오중 시인·가수
권오중 시인·가수

지금 우리 사회나 조직에 필요한 것은 권위주의가 아니라 권위이다. 힘과 권력을 앞세워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거나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권위주의적 해드십(headship)은 불행을 초래한다. 생각과 뜻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스스로 따라오게 하는 슈퍼리더십(super leadership)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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