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26)

강철왕 카네기(1835~1919)는 직원 채용 시험에서 포장된 끈을 푸는 문제를 냈다. 채용 결과는 차근차근 묶여진 끈을 풀어낸 사람이 아니라 칼로 절단해버린 사람이었다. 당시의 경제 활동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 대목(당시는 끈의 재사용성보다는 작업 속도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을 반영한 것으로, 문제를 내는 쪽이나, 문제를 푸는 쪽의 사고(思考)를 되뇌게 한다.

고대 그리스에 애꾸눈 장군이 있었는데 그가 자신의 초상화를 필요로 하여 화가들에게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화가들의 그림을 본 애꾸는 장군은 하나도 맘에 들지 않았다. 애꾸눈을 그대로 그린 그림이나, 애꾸눈을 성한 그림으로 그린 그림이나 맘에 들기는커녕 화가 잔뜩 났다. 그러던 어느 날 장군에게 지명된 한 화가는 장군에게 청하였다. 이미 그려놓은 초상화가 왜 맘에 안 드는지 상담을 하고 초상화를 그리자고 하였다. 그리고 장군의 마음에 쏙 드는 초상화를 그려냈다. 화가가 그린 그림은 장군의 성한 눈이 보이는 옆면의 얼굴이었다.

1980년대 미국의 NASA는 우주왕복선의 핵심 장치인 연료탱크의 무게가 8백파운드 정도 초과되는 것을 줄이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결론은 좀더 가벼운 연료 또는 가벼운 연료통의 재질을 만들자는 것이었지만 시간적으로 불가능 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연료통에 페인트칠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의 해결을 한 사람은 과학자가 아니라 라인에서 근무하는 생산근로자였다.

옛날, 어느 노인은 자식 셋과 말(馬) 17마리를 두고 세상을 떠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노인은 자식에게 이르기를, 큰아이는 말의 1/2, 둘째는 1/3, 그리고 셋째는 1/9씩 말을 나눠 갖으라는 유언을 남기게 된다. 유연 속에서 노인은 절대 말을 죽이지는 말고 사이좋게 나눠 갖으라는 말을 남기게 되는데 자식들이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기가 참 어려웠다. 예컨대 17마리를 1/2로 나눠 갖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막내가 자신은 아직 어리니 형님들이 더 갖으라며, 첫째에게는 18마리의 1/2인 9마리를, 둘째에게는 18마리의 1/3인 6마리를, 그리고 본인은 나머지 2마리(18마리의 1/9이보다 큼)를 갖게 되었으며 서로 만족해했다고 한다.

위 이야기의 공통점은 ‘사고의 유연성’이다. 시대적 상황에 맞는 사고의 변화는 흥부보다 놀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좀더 학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도출되는 전략(Strategy)과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고 정주영회장이 한겨울에 파란 잔디를 심어야 할 행사장에 파란 보리를 심어 문제를 해결한 것과 같이, 일의 내용의 악센트(Stress)를 잘 이해하여 고정관념 또는 보편적 관념에서 벗어나서 난해한 일을 성사시키는 전략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 사고의 유연성이다. /충북SW협회장(에이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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