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패배로 전략적 선택 무게

나경원(오른쪽)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충북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정우택 후보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한 충북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나경원(오른쪽)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충북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정우택 후보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한 충북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한 충북 지원 유세가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충북도지사 선거를 염두한 보폭 넓히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원내대표는 23일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함께 충북 곳곳을 찾아 윤 후보의 지지 활동을 벌인다. 이날 오전부터 괴산을 시작으로 진천, 음성, 충주, 제천 등 중부권부터 북부권까지 지역을 훑는 릴레이 유세를 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윤 후보의 청주 거점유세 때도 연단에 올라 지지를 요청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최근 충북도지사 출마설과 관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저의 거취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충북의 딸로서 충북발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해 여운을 남겼다.

나 전 원내대표의 부친 고향은 충북 영동이다. 유년기 시절 한때 영동에서 자랐다는 그에게 '충북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나 전 원내대표는 3월 9일 치러지는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정우택 후보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나 전 원내대표와 정 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각각 3대와 초대 원내대표를 지낸 인연이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정 후보 후원회장을 수락할 때부터 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2000년 국힘 당 대표 선거와 2020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2019년 4·15총선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연이어 패하면서 상실한 정치적 동력을 충북도지사 출마를 계기로 되살려보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나 전 원내대표로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충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대결이 손해볼 게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후보로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력하다. 국힘은 이종배(충주) 국회의원, 경대수 전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한 4선 국회의원 출신의 나 전 원내대표가 만약 충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한다면 노 전 실장과의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나서는 것이 충북도지사 선거 흥행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라며 "나 전 의원으로서도 문재인 정부의 거물실세였던 노영민 전 대통령 실장과 대결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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