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조성 충남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

지난해 12월 '재난안전산업 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 안전 증진과 국가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의 제정으로 재난안전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관련법이 수년간 국회에 계류 됨으로서 재난안전산업에 관한 지원이 난항을 겪어 온 바 있어 이번 법 통과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재난안전산업 분야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기술·장비·시설·제품 등을 개발·생산·유통하거나 이에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사업체는 7만1천38개사, 매출액은 47조 3천493억 원이며, 종사자 수도 41만319명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2천809억달러라고 보고되는데, 산업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6.7%씩 성장해 2023년에는 5천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재난안전산업 주요 품목의 무역특화에 따라 방염제, 감압밸브, 가스관 선택밸브, 소방펌프차, 금속제 피난사다리, 유도등 등 7개 품목이 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품이 단순 제조업 중심으로 그 기술면에서는 아직 미국 유럽 등 국제적 수준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동안 안전관련 기술·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영세한 기업 비중이 크고 해외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가별로 재난안전 분야의 최고기술을 보유한 숫자는 미국이 18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일본이 6개, 우리나라는 한건도 없는 것을 보더라도 재난안전 산업분야에 대한 관심과 재정 투입에 많은 불균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기술수준의 격차는 6년 이상 벌어져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최고기술 보유국과 우리나라의 기술격차가 발생하는 요인은 인프라에 대한 부족과 법제도 부족, 연구인력의 부족이 큰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재난안전사업진흥법의 제정은 그동안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던 국내 재난안전사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해 국가의 안전 수준을 높일 뿐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법의 통과로 인해 지방정부의 재난안전관련 산업육성과 지원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재난안전 산업 육성을 위한 진흥원 설립을 추진중에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재난안전산업 연구개발단지 구축과 소방산업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충남도는 GRDP 114.6조 원, 1인당 GRDP는 5천200만원으로 전국 2위 수준으로 확보된 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재난안전 산업 집적화의 여건이 마련돼 있다. 특히 국립소방연구원,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 중앙소방학교 등 재난안전 분야 교육 및 연구 인프라 형성에서 강점을 가진다.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 이전 산업단지 입주기업에 대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투입을 통해 소방·방재·안전 분야의 제조 및 연구개발 R&D 집적지구를 육성함으로서 국가차원의 새로운 발전전략과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인공지능, 센서, IoT, 자율주행 등 우리의 발달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분야에 접목한다면 국제적 기술수준 격차도 차츰 줄어들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핵심적인 재난과 안전 분야가 국가의 새로운 산업기반으로 성장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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