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고 있는 도시 교육자치 기반 조성에 앞장"

송산초 신설 촉구 결의대회
송산초 신설 촉구 결의대회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현재 증평군에서 가장 큰 이슈는 송산지구 학생들의 학습권과 통학로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가칭)송산초등학교 신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20년 12월 '송산초 신설 범군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지난해부터 광폭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증평지역 사회단체연합회, 여성단체협의회, 이장단연합회가 참여한 범군민추진위 활동의 중심에는 '증평교육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교사모)이 있다. 올해로 창립 11년을 맞는 교사모는 그동안 지역 교육현안에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교육정책을 발굴·제안하고,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뛰어온 민간조직이다. 이상호 회장을 만나 송산초 신설의 당위성과 교사모의 지난 발자취, 그리고 올해 주요 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충북 유일 '교육자치 네트워크 단체'

'인간다운 교육 실현'을 희망하는 증평지역의 전·현직 초중고 운영위원장과 학부모회장, 아버지회장들이 참여해 2011년 창립한 교사모는 충북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육자치 네트워크 단체다. 성격이 다른 교육단체가 연합모임을 하다보니 초기에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은 지역의 교육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는 탄탄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상호 회장
이상호 회장

그동안 교사모는 증평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설명회, 학부모 진로교실, 가족친화부모교육, 증평행복교육지구 의제 발굴 등 학생들의 균등한 교육권과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노하우를 공유해 왔다. 2016년부터는 교사모와 학부모연합회가 공동주관해 '인삼골축제 어린이 사생대회'를 개최했으며, 2018년에는 선천성 뇌출혈로 쓰러진 15살 현민 군을 돕기 위한 일일호프 등 희망나눔 캠페인을 실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교사모는 김규환 초대회장, 제2~3대 이문재 회장, 그리고 현 제4~5대 이상호 회장에 이르기까지 11년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역 교육현장을 살피고 있다.

특히 교사모는 편협된 시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단체의 성격에 맞는 활동에 초점을 두고 합리적인 제안과 유관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그런 만큼 교사모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도 따뜻하고, 43명 회원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횡단보도 17개 건너 오가는 학교

"송산초 신설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저희 교사모가 앞장서게 됐어요. 제가 실제 아이들과 함께 송산지구에서 증평초, 삼보초까지 걸어가 보니 통학 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습니다. 17개의 크고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차량 통행이 많은 폭 20m의 36번 국도를 건너야 하니 위험천만하기도 했구요. 아이들 눈높이에서 40분 거리의 통학로가 어떨까 생각하니, 산 넘고 물 건너 학교를 다니는 시대도 아닌데 너무 미안한 마음 들었습니다."

송산초 신설 촉구 결의대회
송산초 신설 촉구 결의대회

'송산초 신설 범군민추진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호(46) 교사모 회장은 증평군민의 숙원사업인 송산초 신설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증평군은 학생 수에 비해 학급수의 비율이 낮아 구조적인 과밀화가 지속되고 있고, 송산지구 내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에 따른 문제점이 노출돼 초등학교 신설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07년 지정된 송산지구 학교용지에서 증평초까지의 통학거리는 2.0km, 삼보초는 2.5km정도 된다. 특히 대중교통망이 열악하다보니 증평초 1천200여명 학생들의 등교길은 아이를 데려다 주는 학부모들의 차량과 출근차량들이 맞물려 혼잡을 이루고, 하교길은 아이를 데릴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과 학원 차량들로 붐빈다.

 

증평초 보기드문 '군단위 과대학교'

증평군은 꾸준한 인구 유입에 따른 젊은 학부모 증가로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증평군의 인구는 3만6천426명(1만7천832세대)이며, 올해 1월 기준 군민의 평균나이가 44.3세일 만큼 젊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구 밀도도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기장군, 달성군에 이어 3번째로 높다.

현재 증평군에는 초등학교 4개교에 학생 2천38명, 중학교 3개교에 학생 950명, 고등학교 3개교에 967명이 재학 중이다. 특히 증평초는 49학급에 1천205명이 재학 중이어서 낮은 출산율로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보기드문 '군단위 과대학교'다.

 

결의대회·서명·토론회로 문제 제기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송산초 신설 범군민추진위'는 지난해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4월 6일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간담회, 5월 24일 증평군의원 간담회, 6월 24일 증평군청 증평교육환경개선 간담회, 9월 3일 임호선 국회의원 초청 증평교육정책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했으며, 12월 3일 열린 범군민 결의대회 및 서명운동에는 증평지역 67개 사회단체와 학부모단체가 대대적으로 참여해 송산초 신설에 대한 당위성과 공감대를 넓혔다. 올해 1월 10일에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송산초 신설 촉구 서명운동
송산초 신설 촉구 서명운동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8일 충북도교육청 지방교육재정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올해 1월 25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상정되는 성과를 거뒀으나 안타깝게 부결됐다. 범군민추진위는 오는 4월 다시 안건으로 상정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송산초 신설이 꼭 통과 될 수 있도록 적극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증평군 지역공약에 '초등학교 신설 적극 지원'이 포함되는 결실을 얻기도 했다.

 

증평교육의 건강한 주춧돌 될 것

범군민추진위가 송산초 신설과 함께 추진한 '증평교육지원청 신설' 요구는 증평교육지원센터 설립을 이끌어냈다. 증평군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독립된 교육지원청'이 없는 곳이다. 추진위는 증평교육지원청 신설을 2020년 4·15총선 공약으로 채택하게 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증평교육지원센터는 지난해 12월 10일 문을 열고 학생생활교육과 학생상담, 증평행복교육지구 업무, 학교폭력 심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증평교육발전 민관합동 토론회
증평교육발전 민관합동 토론회

앞으로 교사모는 송산초 신설·개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오는 6월 지방선거와 충북도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출산정책을 뒷받침하는 '공공산후조리원 신설'을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증평만의 색깔을 반영하는 교육특구 조성에 지역사회와 힘을 합쳐 나갈 계획이다.

증평교육지원센터 개소식
증평교육지원센터 개소식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교사모는 증평지역 교육발전과 더불어 우리 지역 아이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교육행정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증평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과 상생발전 할 수 있도록 증평교육의 주춧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