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문용 충남내포본부장

500년 조선왕조 후기에 백성을 편안케하고 부흥기를 이룬 영조와 정조 두 임금이 있었다.

영조의 일대기를 기록한 일성록을 보면 이런 일화가 있다. 영조 37년 1월 4일 경연당에서 영조가 세손 정조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백성들이 너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세손 정조는 "신이 선을 행하기를 바랄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그러자 영조가 다시 묻는다. "어떻게 하면 선을 행할 수 있겠느냐?", "옛사람의 책을 많이 읽고 옛사람의 일을 행한다면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영조는 또 "그러면 선을 행하는게 쉽느냐, 어렵느냐?" 이렇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예 쉽습니다. 백성을 긍휼히 여긴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선을 행하기는 쉽습니다." 세손 정조는 이렇게 답한다.

지도자가 백성을 편안케하려면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주 간부들을 소집해 '천안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시간 제한을 풀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방역모델로는 대응하기 어렵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정부는 3차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확대하고 소상공인들의 회복을 위해 제도적·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해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송문용 충남천안취재본부장
송문용 충남천안취재본부장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무조건 참고 기다리라고만하는 정부보다 천안시장이 낫다며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이같은 박 시장의 지시는 백성을 긍휼히 여겨야 한다고 주장한 정조대왕의 민초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과 일맥상통 한다고 본다.

이처럼 지역 도시의 수장인 일개 시장도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읽고 그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정부는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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