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한판 승부의 시기입니다. 5년간 나라를 대표하는 권한을 위임빋는 사람을 뽑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 하는 집단과 그 대표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정책과 공약이 현혹이라고 말하는 이유, 바로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기 떼문입니다. 누가 되든 차려진 밥상중에 골라 먹는 거니까 다른 선택이 개입하지 못한다는 슬픔이 있을 뿐입니다. 정당정치니까 뭐 그래야 합니다만, 그 세세한 선거운동의 방법중에 그냥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 바로 주술 논란입니다. 무속, 점, 주술이 상대를 공격하는 무기로 쓰인다?

그 뿌리를 한번 더듬어 보겠습니다. 샤먼, 즉 원시 종교에서 출발합니다. 씨족사회의 자연 현상은 인간에겐 늘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바람과 불, 천둥과 번개는 이를 주관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고, 이를 우상화 하여 신으로 만들었습니다. 더하여 존재하는 모든 자연은 강한 힘을 가질수록 인간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았고 이를 조종하는 특정한 능력자를 제사장으로 모신겁니다. 하늘이 점지한 특별한 사람, 이를 권력자로 모시면서 계급사회가 형성되며 국가단위로 체제가 모양을 갖추게 됐습니다.

하지만 국가단위가 되어도 권력자는 자신의 역할을 하늘의 대리자라는 모양을 갖추는게 중요했습니다. 자신은 땅의 인간들을 관리하는 능력자임과 동시에 하늘의 뜻을 전파하는 제사의 신관, 이것이 제정 일치 시대의 인간집단 모양새입니다. 그래사 권력자는 주위에 유능한 샤먼, 즉 특수 능력자를 두고서 조언을 구해 통치에 도움을 받고 권력유지에 활용했습니다.

중국의 황제는 늘 좌도사, 우승려를 두어 대신들보다 그들을 더 신뢰하였죠. 이 둘을 호칭하는 용어가 바로 방사입니다. 방사는 천문관측과 자연의 법칙을 이해해 조언하거나 국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천관의 역할이 대부분이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요상한 술법들이 판을 치게 되어 괴력난신의 술수를 부리는 사람들이란 용어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 왕실의 저주사 정도로 쓰이게 됐는데, 조선시대 무당들이 행한 저주의 인형극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바늘로 찌른다, 무덤에 머리카락을 놓는다 등 못된 짓을 하는 주술사를 일컫는 말이 바로 방사이고 이 술법을 방술로 불렀습니다.

이러한 주술적 행위와 구분되는 것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입니다. 황제만이 천제를 지냈고 제후국이나 왕들은 조상이나 곡식, 농사의 신에게만 제사를 지낼수 있었죠. 하늘제사를 지낸 장소가 천제단, 또는 원구단이라 불렀습니다. 강화도 마니산이나 태백산에 있는 천제단이 그 유적입니다. 천제를 지내는 제관이 도사입니다. 굴건 제복을 입고 하늘의 뜻을 살피는 의식, 이 때는 흰 소를 잡아 그 머리를 제물로 썼다고 합니다. 유독 산의 이름이 우두산이나 쇠머리 산 이름이 많은 이유가 천제를 지낸 산이란 뜻이죠.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이 습속이 종교와 결합되어 지금도 불교에서는 천도제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절간이 운영되고, 천관의 역할을 승려가 하는 것입니다. 집단의 두목을 우두머리라 하는 것도 하늘에 제사지낸 소의 머리, 치우천황의 투구가 소의 머리 모양을 한 것도 이해되실 겁니다. 즉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의 머리, 우두머리가 되는 술법이 바로 이상한 대선판이 된 근원입니다. 무속이 아닌 아주 오래된 샤먼의 뿌리를 갖고 있는 한국 고유의 습속이기도 합니다.

이상한 대선판, 고대로 복귀하는 샤먼의 전통으로 회귀하는 원시반본의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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