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지현 충북인재양성재단 대리

공부, 형이랑 언니랑 함께하면 즐거울까?

"그렇다" 적어도 형언지공 프로그램에 참여한 도내 대학생, 고등학생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형언지공'은 지난해 충북인재양성재단이 처음 시행한 '충북인재멘토링' 사업의 별명이다. 고사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에서 착안하여 '형이랑 언니랑 공부하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과 바람을 담았다. 대학을 갓 입학한 충북의 선배들이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기획했다.

충북, '동향(同鄕)'이라는 개념은 때론 다소 거추장스럽고 고리타분할 수도 있다. 지구가 촌락(村落)이 되고 SNS로 초연결된 대한민국 현대 사회에서 굳이 동향을 고리로, 그것도 진학을 목표로 선후배 간 연결이 가능할지 미지수였다. 충북인재양성재단의 고민은 깊어졌다.

숱한 토론과 회의 끝에 '동향의 선배만이 최적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비슷한 환경에서의 경험은 공부를 넘어 여러 가지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거칠더라도 선배의 진심이 충분히 받아들여지길 기대하며 '충북인재멘토링-형언지공1기'는 닻을 올렸다.

짧은 홍보 기간에도 불구하고 멘토 30명 모집에 120명 넘게 지원했다. 성적과 열정이 최상위권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면접을 통해 힘들게 30명을 선정했다. 나름 최고의 멘토는 선발했지만, 정작 고등학생의 신청이 문제였다. 도 교육청, 학교에 신신당부했지만 90명 모집에 가까스로 69명만이 참여했다.

큰 아쉬움 속에 재단은 멘토·멘티 간 전공 및 진학 희망 계열, 출신 지역·학교를 최대한 고려하여 1대 3으로 팀을 구성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발대식에선 입시특강과 멘토들의 자기소개, 수험생활 팁을 들었다.

약 4개월 동안 멘토들은 후배들의 생활기록부를 분석한 과목별 공부 방법 등 맞춤형 멘토링을 진행했다. 입시 정보 격차를 느꼈던 본인의 경험부터 여러 입시자료를 후배들과 공유했다. 후배들만이라도 타지역 학생들과 동등한 출발 선상에서 대입을 치를 수 있도록 형, 언니로서, 그리고 충북의 인재로서 돕고자 부단히 노력해 주었다.

김지현 충북인재양성재단 대리
김지현 충북인재양성재단 대리

'형언지공 1기'는 대학생 멘토 30명 전원과 고등학생 멘티 69명 중 3명이 중도 포기하여 66명, 총 96명이 활동을 마쳤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보람도 있었다. 고3 멘티 12명 중 대부분이 수험생활을 함께했던 멘토 형, 언니와 유사 학과 계열로 진학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형, 언니와 함께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9일 개최된 사회관계 장관회의 교육분야에서 '충북인재멘토링'이 주요 사례로 선정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충청북도와 충북인재양성재단은 충북 인재가 함께하는 선순환의 장, 기회의 장을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2년 3월 올해도 '충북인재멘토링-형언지공 2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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