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 대표·㈔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막바지 겨울추위가 매섭다. 평년 수준의 기온이라는데, 예년에 비해 더 춥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와 코로나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확진자 발생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회의, 평가, 실사 등의 기본적인 업무 행위는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 집에서만 있다 보니 답답하기도 하다.

탈출구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매 주말마다 청주공항의 주차장은 빈틈이 없다. 제주가 아니더라도 겨울 관광지로 유명한 명소를 순례하는 사례도 많다. 여수 밤바다는 북새통이다. 과거 해운대의 피서철 모습과 유사하다.

지난주말 친구들과 여수를 방문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영업시간만 단축 운영되고 있을 뿐 코로나는 딴 세상이다.

바닷가 팬션과 포장마차는 빈 자리가 없었고 산책로는 사람들에게 치인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젊은층이 많았지만 중장년층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일상회복을 바라는 목소리들이 높았다. 멀리 와서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기자고 의기투합 했다. 술맛 떨어진다고 대통령 선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한다.

요즘 대천도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부쩍 늘었다. 대천항에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까지 20여분이면 충분하다.

숙소를 대천에 잡아놓고 안면도의 자연휴양림이나 미로공원 등을 둘러본뒤 다시 돌아온다. 안면도에 숙소를 잡을 경우에는 대천해수욕장의 다양한 레포츠를 즐긴다. 짚트랙, 스카이바이크는 영하의 추운 날씨와는 무관하다.

쌀쌀한 바닷바람에 30여분 대기하는데도 모두들 즐거운 모습이다. 보령해저터널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 번에 두 곳의 유명 관광지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라는 소문에 한번쯤 통과해 보고 싶은 욕심에 보령해저터널을 찾기도 한다.

성수기가 아닌데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숙박업소나 식당들은 즐거운 모습이다. 먹방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던 키조개 삼합은 단연 인기 최고다.

회, 매운탕 중심의 대천항 주변 식당을 제외하고 해수욕장은 모두가 키조개 삼합을 제공한다. 누가 개발했는지, 보령시민들은 상을 줘야 할 것 같다.

대천은 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샤워장이나 화장실 등 관광객 편의시설이 많고 시설도 깨끗하다.

그러나 여수와 비교해 대천의 아쉬운 점을 몇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 인프라 부족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교통과 호텔 등의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다.

수도권에서도 KTX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여수섬 섬길을 중심으로 5개의 대교가 아름답고 해상케이블카, 낭만버스, 유람선 등을 운영하면서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여수밤바다는 야간조명이 상징적이다. 여수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선상투어, 여수밤바다 체험, 낭만포차 거리, 소호동 동다리 등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하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시설비와 운영비로 2조1천억원이 투자되었다고 한다.

반면 충청권을 대표하는 대천과 안면도는 전통적인 관광홍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피서철 위주로 대부분 구성되어 있다.

다른 도시와 달리 불빛의 아름다움이 떨어진다. 일부 경관조명사업을 추진했으나 산발적이다. 대천과 원산안면대교 등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선상투어도 없다.

국제행사인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올해 여름철에 열린다.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지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해양머드의 숨겨진 가치와 산업적 활용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한다. 해양머드 관련 산업전, 체험관, 전시관, VR테마파크, 머드 생태관 등이 운영된다. 보령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보령머드테마파크에 체험동과 컨벤션동을 건축한다.

하지만 메인 행사장은 대부분 행사용 대형 텐트로 구성된다. 행사가 끝나면 철거되는 시설들이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해양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가상 아쿠아리움으로 대체 운영된다.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br>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텐트를 치고 행사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행사를 개최하면서 관광객 유인을 위한 콘텐츠 개발이나 관광인프라 확충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예산부족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집토끼도 외면하면 산토끼는 어떻게 잡을 것인가.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관광인프라 및 콘텐츠 확충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재설계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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