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변한 실업팀이 없기도 하지만 최상위 경기력의 프로 스포츠팀과 충북은 별 인연이 없었다. 그나마 리그차원에서 지역연고로 운영되는 여자프로배구 KB스타즈가 일당백의 역할을 할 뿐이다. 겨울철 실내종목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팬층을 확보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종목 특히 야외에서 열리고 팬 동원력이 뛰어난 구기종목은 그동안 연이 닿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 청주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에 청신호가 켜졌다. 난관이 적지않겠지만 성공적인 창단을 기원해 본다.

청주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은 충북도에서 처음으로 10억원의 창단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다. 청주시에서도 곧 같은 금액의 지원금 지급이 추진될 예정이다. 청주시만의 과중한 부담을 이유로 그동안 번번이 논의단계에서 좌절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이번 창단도전은 횟수로 4번째다. 그만큼 프로축구단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창단 길이 막혔던 것은 창단자금과 운영비 등 꽤 큰 금액을 필요로 해서다. 여기에 이를 뒷받침할 지역의 열기가 덜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청주 프로축구단 창단은 지난 2015년부터 지역의 묵은 과제가 됐다. 2017년에는 청주시가 적극 나섰지만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2019년에는 재정확보 계획 미흡을 이유로 가입이 좌절됐다. 그 과정에서 매번 예산지원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듭되는 등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즐길거리,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 등 창단 필요성은 이미 검증됐다. 여기에 스포츠를 통한 애향심과 결집력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않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걸림돌인 재정문제도 충북도가 함께 하면서 부담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지지체 지원 20억원에 기업 후원, 공모주 청약 등으로 큰 틀을 짜고 입장권 판매, 마케팅 등으로 풀어가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출발선에 서는 것부터 쉽지않지만 해볼만 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구단 운영에 매년 50억~60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만큼 도민들의 지혜를 더 모아야 할 것이다. 도민 결집, 체육진흥 등의 성과물이 그냥 얻어질리는 없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면 도전할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프로축구단 청주FC가 창단되면 내년 K2리그 참가를 목표로 뛰게 된다. 스타급 선수 영입, K4리그 충주시민축구단과의 연계 등을 통해 경기력을 높이는게 우선이다. 축구단 승인과 더불어 해야 할 유소년클럽 창단과 운영 또한 큰 과제다. 이런 일들의 손발을 잘 맞춰야 프로축구단의 내일이 밝아진다. 당장 발등의 불인 창단도 이런 뒷받침이 없으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창단의 길만으로도 아직 멀고 험하지만 어렵게, 힘들게 온 만큼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도민들의 관심과 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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