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길거리에서 돈이 든 지갑을 줍는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미국의 한 연구팀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50달러가 들어있는 지갑을 떨어뜨려 놓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는 것이었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 놀랍게도 120개 중, 80개의 지갑이 그대로 돌아왔다고 한다. 연구진의 "왜 돈이 든 지갑을 그대로 돌려보냈나요?"라는 질문에 "어릴 적 부모님한테 그렇게 하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절실히 와 닿는 실험결과이다.

미국의 소설가 제임스 볼드윈은 '어른 말을 잘 듣는 아이는 없다. 하지만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는 아이도 없다.'고 했다.

부전자전(父傳子傳), 모전여전(母傳女傳)이다. 부모의 삶은 수레의 앞바퀴와 같고 자식의 삶은 수레의 뒷바퀴와 같다. 앞바퀴가 바르게 가면 뒷바퀴 역시 바르게 따라갈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존중받는 위인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악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 훌륭한 부모 밑에 훌륭한 자녀가 자란다.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유산은 억만금의 물질적 재산이 아닌 부모의 올바른 말과 행동,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화가인 신사임당은 자식들에게 '기품을 지키되 사치하지 말고 지성은 갖추되 자랑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신사임당은 자식들을 조선 최고의 학자와 예술가로 키워냈다. 신사임당은 자녀들에게 항상 모범을 보였다. 공부하라고 말로 하기 보다는 먼저 공부하고 책을 보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녀들이 공부하도록 유도했다. 신사임당은 자식들이 예의에 어긋나거나 나쁜 말을 했을 땐 엄하게 꾸짖으며 예의바른 행동을 습관화되도록 교육했다.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자녀교육의 전설로 통하는 전해성 박사는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는 저서에서 "부모 스스로 계속 배우고 성장하면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것, 그것이 올바른 부모상이며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들이 각자의 장단점을 찾아내어 아이들 삶이 균형을 이루도록 격려하고 지도편달 해 주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하였다.

'부모는 아이의 스승이고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의 언행이 바르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구한다면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은 책 한 권 거들떠보지 않으면서 아이에겐 공부해라, 책 읽어라, 숙제하라고 닦달을 한다. 아이에게 공부하라면서 엄마는 노상 드라마에 파묻혀 산다면, 잔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책을 늘 가까이하는 부모의 모습을 본 아이가 책을 싫어할 까닭이 없다. 평소 부모가 바른말 하는 집에서 험한 말을 사용할 아이는 없다. 부모가 효자이면 아이도 효자가 된다.

부모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이다. 부모의 행위는 자식의 거울이 되고 자식의 행위는 부모의 거울이 된다. 어린 자녀가 잘못하는 것은 거의 다 부모의 책임이다. 부모는 자녀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말이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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