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우리가 행사한 한표가 5년간 우리를 대신해 일을 할 대리인을 결정한다.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는 5년(2022년 5월 10일 ~ 2027년 5월 9일)으로 일수로 환산하면 1천826일이 된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나라 살림을 맡은 정부를 이끌고, 정부의 공무원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진다. 국민들이 발걸음해서 행사한 오늘의 한표가 향후 5년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결정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시작부터 끝까지 변수의 연속이자 비호감으로 점철됐다. 대선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배우자들까지 논란에 가세한 참으로 기묘하고도 안타까운 선거로 기억될 일이다.

화천대유와 고발사주를 시작으로 녹취록과 폭로가 끊이지 않은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선거의 전형을 고스란히 보여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오명을 남기고 말았다.

시시때때로 후보자들 보다 배우자들의 논란의 프레임은 역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하고 참담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몇 번의 TV토론에서 유권자들이 목격한 것은 후보의 진정성은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인 정책에 대한 이해와 공약의 실현가능성, 대선후보로서의 자질까지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수준 낮은 말싸움뿐이었다.

충청권을 위한 공약도 현 정부 공약을 재탕하는 수준의 '무늬만 공약'인 경우에 그쳤다. 충북의 경우 청주 도심통과 광역철도 건설이나 청주국제공항 거점공항 육성, 청주 교도소이전 추진이 전부다.

이 뿐 아니다. 일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고,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대규모 산불이 이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소식까지 나라 안팎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더욱이 지난 3월7일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리 유세 중 한 유튜버에게 망치테러를 당하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21세기를 같이 살아가는 미래세대들에게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지 답이 딱히 떠오르지도 않을뿐더러 낯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난 2021년 여름, 유력 대선후보들의 출마선언을 복기해보자.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날이 밝았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새로운 대통령이란 타이틀만 남아있다.

선거과정에서 미진하고 불확실한 부분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 표고,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도 표다.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이 만든다.

이제 유권자들은 사방이 막힌 투표장에서 단 몇초의 망설임 끝에 그래도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최선 보다 차선을 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선택의 고통'을 감내하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로 말하자. 지금 이 한 표가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바꾸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