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주시 공원관리과 주무관 최순빈

혹시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들어봤는가. '깨진 유리창 이론'은 낙서, 유리창 파손 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이다. 이러한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든 모르고 있는 사람이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의식중에 많은 상황이 이 이론에 적용되고 있다.

나는 청주시청에서 공원 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매번 공원 내 쓰레기에 처리해 달라는 민원을 접하게 된다. 우리 시에서는 공원 환경정리를 위하여 청소용역 사업을 추진하고 청주 내 시니어클럽과 협약을 통해 시민들에게 깨끗한 공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쓰레기라는 것은 사람이 버리지 않는 이상 쓰레기가 발생할 수가 없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고 작은 쓰레기를 공원 안에 버리게 되는 순간 앞서 이야기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작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거기에 쓰레기를 같이 버리게 되는 심리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에서부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 어릴 적부터 배운 시민의식이 우리 모두에게 정착된다면 공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로 고민이 없을 것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하여 일회용품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실외 공간인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는 만큼 쓰레기 관련 문제도 같이 증가되고 있다.

공원은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장소이다. 만약 공원이 개인의 공간이거나, 우리 집 정원이었으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을까? 청소를 한 공원에 누군가가 또 청소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깨끗한 공원에 처음으로 버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첫 번째로 버리는 쓰레기로 인하여 공원에 매일매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작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여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 변경은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설립된 이래 최초의 일로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지위를 인정받음과 동시에 우리나라 시민들의 의식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을 맞춰 가면 공공장소에 쓰레기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쓰레기를 줄일 수가 있고, 정해진 곳에 버릴 수 있다. 또한 재활용을 통해 쓰레기가 아닌 또 다른 우리가 필요한 물품으로 바꿀 수도 있다.

청주시 공원관리과 주무관 최순빈
청주시 공원관리과 주무관 최순빈

우리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깨진 유리창 이론'의 시발점이 되지 않길 원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듯이 우리의 시민의식도 선진국으로 인정받아 다른 나라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멋진 나라가 되어 공원에 더 이상 쓰레기로 문제가 되지 않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