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용민 청주시 강서1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난여름, 한낮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인해 도로 위를 걸어 다니기가 너무 버거웠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저녁이나 밤에는 또 어떠한가. 30도를 웃도는 열대야로 인해 선풍기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 나고 밤잠을 설치기가 다반사다. 가뜩이나 몸에 열도 많고 저질체력인 나로서는 여름은 그야말로 빨리 쫓아버리고 싶은 불청객이나 다름없다. 어린 시절, 아니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여름이 이 정도로 싫은 계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더워도 너무 덥다.

그럼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여름이 더워진 것일까. 아니 도대체 겨울은 또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따뜻했던가. 여름은 원래 더워야 여름이라고 변명할 순 있겠지만 겨울은 설명이 잘 안된다. 물론 공무원인 나로서는 겨울의 맹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폭설로 인해 혹여 비상이 걸리지는 않을지 기상청 사이트를 확인해가며 새벽잠을 설치는 날이 줄어드니 참으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그건 정말 근시안적인 생각인 것 같다.

뉴스에 따르면 우리가 기후 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들 한다. 산업화 이후로 지구 평균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는데 그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그야말로 파국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빙하와 러시아 등에 매장된 영구동토층은 향후 5~10년 내로 모두 녹아버릴 것이고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에 인접한 전 세계 도시들은 모두 물에 잠겨버릴 것이며 한국도 결코 예외가 아닐 거라 한다. 한 예로 동북아 대표 허브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흔적도 없이 물에 잠겨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한다. 거기다가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과거 얼음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 및 세균들이 전파되어 제2, 제3의 코로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지용민 청주시 강서1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용민 청주시 강서1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깨달아 친환경에너지 개발 및 이용이 장려되고 있으며 일회용품 사용 자제 및 다회용품 이용 등 개개인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나도 되도록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이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아예 안 쓸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환경문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나 신문물의 발명 등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갑자기 해결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리가 벌여놓은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결국 필연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 그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이 기후 위기의 마지노선에 다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보다 부디 짧기를 진정으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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