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류종열 전 음성교육장

우리 주위에 보면 자기 잘났다고 뽐내는 사람, 묻지도 않았는데 맥락 없이 자랑을 심하게 늘어놓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자기 자랑이나 자식 자랑을 하는 사람을 팔불출이라고 한다. 자랑이 무서운 것은 이 자랑이 교만으로 빠져 결국 자신을 망치기 때문이다. 자랑과 교만은 더 나은 어떤 일을 이루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가지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이 하면은 칭찬이지만 자기 입으로 하면 자랑이 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은 데, 여러 사람들 속에 조용히 묻혀 있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효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오랜 지병이 있었는데 온갖 좋은 약과 용하다는 의원 등 아들의 극진한 간호에도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한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효자는 거북이를 찾아 길을 떠났다. 몇 날 며칠을 고생한 끝에 수백 년은 되어 보이는 거북이를 붙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나 크고 무거운지, 지게에 묶어 집으로 돌아오다 지친 나머지 커다란 뽕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때 거북이가 거만하게 말했다.

"나를 솥에 넣고 100년을 고아봐라. 내가 죽는가. 나처럼 영험한 거북은 아무리 오랫동안 끓여도 죽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구먼" 이 말을 들은 뽕나무가 대꾸를 했다. "이보게 큰소리치지 말게나. 자네가 아무리 신비한 힘이 있어도 나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우면 죽지 않을 수 없을 걸"

집에 돌아온 아들은 잡아온 거북이를 3일 동안 고았지만, 거북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반면 아버지 병세는 점점 위중해져 초조함은 더해갔다. 고심하던 그는 잠결에 들었던 대화가 번뜩 생각났다. 허겁지겁 그 뽕나무를 베어다가 불을 때자 땔감의 발열량이 높은 덕에 거북이가 곧 죽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자랑하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고, 과시하고 싶어 한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경쟁에서 뒤지면 안 된다고 배우며 살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면 현재 삶에서 자족하기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하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한 일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소파 방정환선생은 '겸수익 만초손(謙受益 滿招損)'. 겸손은 더함을 얻고, 교만은 잃음을 부른다라는 교훈을 남겼고,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겸손은 물과 같이 무르고 약한 것 같으나 모든 것을 이기는 힘을 가졌다'라고 했다. 나무는 산과 다투지 않으며 물고기는 물과 다투지 않는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만심이 지나칠 때 교만과 허세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언제나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한다.

키워드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