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최근 강원도 울진과 삼척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달 3월 4일 오전부터 발생한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급격하게 번져서 진화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소방관, 경찰관, 공무원,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지원으로 산불이 발생한 지 10일, 역대 산불 중 가장 긴 213시간 만에 주불을 잡을 수 있었고, 때마침 지역에 비가 내려 산불을 완전하게 진화할 수 있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지역이 울진지역이 1만 8천여ha, 삼척지역이 2천 4백여ha 등 약 2만 9백여ha에 달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22배가 넘는 면적이라고 한다. 재산 피해는 주택 319채와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기타 종교시설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송이버섯 등 임산물, 아름드리나무들과 산에 살던 동식물 등 산림자원의 황폐화는 미처 집계조차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산불 시작 지점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에서 무심코 던진 담뱃불이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추정이 된다고 한다. 누군가의 부주의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의 조속한 피해복구대책과 더불어 국민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시기다.

산림청은 이러한 산불 예방을 위해서 매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정하고 산을 찾는 등산객 등 국민들에게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 시 라이터 등 화기나 담배 등 인화성 물질을 휴대하지 못하게 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처분하는 등 불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농산어촌 지역에서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마음대로 영농부산물이나 각종 쓰레기를 태우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위반 시 역시 과태료를 처분하고 있다.

이제 꽃이 피는 봄이 되면 도시에서는 코로나 19로 지친 많은 분들이 등산을 포함해서 본격적인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봄나들이가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3월과 4월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시기라서 마른 잎 더미에 버리는 담뱃불 등 인화성 물질은 순식간에 대형화재의 불씨가 된다. 정말로 위험한 계절이다. 봄철 야외에서 특히 불조심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농산어촌에서도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사 준비에 분주하게 된다. 농가에서는 영농부산물이나 쓰레기를 그냥 허가 없이 태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농민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김동구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그리고 지자체에서는 지속적인 불조심 계도 활동과 더불어 농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도시지역보다 영농부산물과 각종 쓰레기 처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농촌지역 여건을 고려해서 종량제봉투 무상 지원, 영농철 쓰레기 수거 차량 및 수거 횟수 증대, 농촌일손돕기 등 제도적 지원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봄철, 불조심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모두의 관심과 적극적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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