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했어?"… 아줌마들 '안방'말고 '극장'으로
48명 홈페이지 선착순 접수, 고정팬도 생겨 '인기'

수요드라마극장에서 관객들이 드라마 관람을 하고 있다. /박은지
수요드라마극장에서 관객들이 드라마 관람을 하고 있다.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드라마 시작했지?"

화장을 곱게하고 단정한 투피스 차림의 70대로 보이는 여성이 안내데스크에서 달뜬 표정으로 직원에게 되물었다. 예약자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하고는 종종걸음으로 출입문을 조용히 열고 착석했다.

지난 3월23일 상영작은 지난 2010년에 방영된 SBS 63부작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37·38회차였다.

12년전 드라마 속 출연배우들은 김영철, 김해숙, 김용림, 김상중, 송창의, 이상윤, 남상미 등 내로라 하는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이 극장 한가운데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김수현 작가가 만들어낸 탄탄한 스토리, 입말을 살린 생활대사는 20여명 남짓의 관람객들을 금세 12년전으로 데려다놓은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종종 웃음을 터뜨렸고 짧은 탄성과 함께 종종 나지막히 대사를 읊조리며 맞장구도 쳤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 전경.
김수현드라마아트홀 전경.

청주시 상당구 우암산로에 위치한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4시 '수요드라마 극장'을 무료로 열고 있다. 온라인은 김수현드라마아트홀 홈페이지(https://kimsoohyundrama.org/arthall/index.do)와 현장에서 선착순 49명씩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수요 드라마극장'은 매주 출석도장을 찍는 고정팬층이 두텁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 매체들이 안방극장을 바꾸고 있지만 '수요드라마극장'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다시보기는 관람객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연재순(72·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에 거주)씨는 매주 발도장을 찍는 고정팬 중 하나다. 그는 수요드라마극장을 통해 삶의 활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수요 드라마극장을 방문하고자 김수현드라마아트홀에 발걸음하고 있다. 그동안 빠짐없이 모든 회차에 방문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제게 삶의 낙으로 자리하는 존재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상영될지 기대가 크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꾸준히 참여하고 싶다."

연영희(73·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씨는 "수요 드라마극장 프로그램이 있는 날은 달력에 적어두고 관람하고 있다. 혹여 다른 일정이 생기면 조율하면서까지 관람하기 위해 발걸음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측은 매주 20~30명씩 꾸준히 방문하는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수요드라마극장을 테마·분기·주제별로 확대 상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관람객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최다 득표를 한 단막극 '아버지가 미안하다'(2012)부터 '목욕탕집 남자들'(1995), '혼수(2003)' 등을 상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홍보를 강화, 카드뉴스 등을 제작해 잠재고객을 확보함으로써 드라마 전문기관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문화 네트워크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승현 김수현드라마아트홀 총괄 팀장은 "올해 가정의 달, 명절, 사계절 등 주제를 세분화 해 작품을 상영할 예정" 이라며 "수요 드라마극장을 애용하시는 고정팬들의 성원에 화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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