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권혁희 청주시 공원조성과 공원정책팀장

'진정한 청렴이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는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렴은 강조되어왔던 가치이다. 그러나 청렴과 반대되는 개념인 부패 역시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며 긴 시간 존재해왔다. 부패(corruption)는 라틴어 'corruptus'에서 나와 '썩어 공멸하다, 함께 망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부패는 심지어 나라의 존망을 좌지우지하기도 했다. 청렴은 국가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유지되도록 돕는 기본적 요소이고, 부패는 국가를 패망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다. 청렴은 전체 사회구성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지만 공직자에게 특히 요구되는 자세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대한민국의 부패인식지수는 어떠한가? 2021년 한국의 CPI(부패인식지수)는 180개국 가운데 32위를 차지하였고, OECD 38개국 중에서는 2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5년간 계속 상승했다는 점을 볼 때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수 선진국들의 CPI는 10위권 안에 분포돼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고 생각된다. 사실 청렴은 매우 먼 옛날부터 강조돼왔다. 유학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서는 군자가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먼저 해야만 할 일은 '나'를 다스리는 것이라고 했다.

즉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제시하면서 나를 먼저 다스린 다음에 집안을 가지런히 할 수 있고, 집안을 가지런히 할 수 있어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곧 나 자신 먼저 도리에 맞게 수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모든 것은 '나'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말한다. 청렴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이 먼저 청렴함으로써 주변까지 청렴을 확대할 수 있고, 이는 곧 지역사회에서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학의 이러한 가르침은 국가와 지역사회를 운영하고 지탱하는 현대 공직자에게도 적용되는 가르침이다. 조선시대의 유학자 율곡 이이 역시 청렴의 자세에 대해 언급한다. 율곡은 그의 저서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대개 벼슬은 남을 위한 것이요 자기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함으로써 관직을 얻는 것이 나 자신의 부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부국강병과 민생의 생활 안정을 통한 정치적 평화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권혁희 청주시 공원조성과 공원정책팀장
권혁희 청주시 공원조성과 공원정책팀장

유학의 청렴 사상은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시대를 초월하는 정신임을 알 수 있다. 즉, 청렴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 먼저 시작해야 하고, 공직자는 공과 사를 구분함과 동시에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청렴의 기본을 다져 공직자로서의 소임을 다한다면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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