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한 달여 앞두고 충북지사 후보의 자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충북지사 선거도 역대 선거처럼 "당연히 지역 연고를 둔 후보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후보 능력을 따져 뽑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외지 출신 후보가 잇따라 충북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혀 자격 시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 28일 현재 충북지사 선거에서 비지역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전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과 국민의힘 이혜훈 전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지자 "충북 출신도 아닌데 왜 나오려고 하냐,판을 깨자는 것이냐"며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곽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중앙당에 예비 후보 검증을 신청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로 서울 신목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서울 출생으로 지역 연고는 충북 영동에 둔 본적 뿐이다.그는 문재인 정부 인사 공천 배제론과 맞물려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당원 사이에서는 '판을 깨는 행동'이라는 비난이 우세하다.

민주당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24일 곽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당원은 허수아비가 아니다. 곽 전 위원장의 행동은 당원을 무시하는 무례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지난 22일 충북지사 후보 검증에서 '적격 통보'를 받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역 민주당 세를 흩트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노 전 실장은 청주 흥덕 17,18,19대 국회의원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중견 정치인이다.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도 지난 22일 충북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이 전 의원은 외가인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 산호초, 마산 여중, 마산 제일여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서울 서초구에서 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21대 총선에서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충북 연고는 군인 출신 부친의 본가인 제천에서 잠시 어린 시절을 보냈을 뿐이다.

이 전 의원은 지역 연고 논란에 대해 "조부모, 부친 모두 충북에서 출생했고 일가가 지금도 살고 있다"며 "부친은 동명초 20회, 제천중·농고 5회로 뼈 속 깊이 제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앞서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은 "도지사 자리는 퇴출된 정치인 종착지가 아니다. 얼토당토 않는 지역 연고를 운운하며 출마하려는 분들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연고주의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후보가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유로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권자들은 후보 능력, 도덕성과 함께 지역 연고를 선거의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지방선거는 뜨내기 선거판이 아니다.더 이상 지역 연고를 놓고 소모성 논쟁이 벌어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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