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트라우마'란 정신적 외상 또는 충격적 경험을 말한다. 2020년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1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아직도 우리 생활 도처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코로나 트라우마로 우리에게 상흔을 남기고 있다. 투잡을 뛰며 직원 월급을 주는 사장님들, 공채시험에 열공인 청년들, 손님이 없어 결국 장사를 접는 자영업자들, 비계약직으로 가계경제의 한 축이 되었던 경단녀의 실직 등 코로나19는 불과 2년 만에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세상은 이미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코로나19는 변화를 축지법으로 옮겨왔다. 사람들이 안 모이니 일부 서비스산업으로 편중되고, 산업시스템이 고도화되어 갈수록 수요인력은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분야는 젊은 전문가를 키워 낼 시간과 인프라가 절실하다. 옛것이 새것으로 변해가는 시대를 지나는 청년들은 세상에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몰라 희망을 잃어갈 지도 모르겠다. 급격한 변화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시민들은 갈 길을 찾고 있다. 편안한 집에서 가족들과 평안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나 자신도 이런 세상에서 의장이라는 위치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시민들을 위한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 꿈은 '기적'도 아니고, '허상'도 아니다. 현실이라는 바탕 위에서 더 나은 현실로 나아갈 수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다.

1958년 가난이 극에 달했던 대한민국 혼돈의 시기에 충남 홍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1남 5녀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유년시절 친구들과 함께 마을 곳곳을 누비며 한참을 뛰어 놀다 보면 텁텁한 흙먼지는 입안에서 늘 바스락 거렸고 배고품과 굶주림을 달고 살 정도로 그 시절 그 때 우리나라는 매우 가난한 나라였다.

내가 처한 지금의 환경이 싫어 큰 꿈을 그리고 시작한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과 조직의 치열한 경쟁에서 헌신하고 노력한 대가로 얻은 대기업 임원 자리, 남부럽지 않은 자리에서 나는 또 다른 꿈을 위해 과감히 사직서를 내고 청주에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지금의 내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보면 그 때 그 시절, 힘들고 지칠 때 마다 내가 처한 현실에 낙담하고 좌절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본다. 단언컨대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내가 처한 현실이 힘들수록 꿈을 꾸기 바란다.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지금은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는 때일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이겨내며 살고 있다. 현재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다시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나는 시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막연히 희망적인 말보다는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청주시의회 의장으로서 함께 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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