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한 채 초대 조합장 공덕비 제거… 후손들 반발
머릿돌 재시공 과정서 임원 이름 모두 빼며 논란 확산

제천농협 조합원들이 1995년 조성한 박준영 제천농협 초대조합장 공덕비 모습.
제천농협 조합원들이 1995년 조성한 박준영 제천농협 초대조합장 공덕비 모습.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제천농협이 초대 농협조합장 공덕비를 없애 후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제보자 등에 따르면 박준영 초대 제천농협조합장은 제천농협 의림지점을 설립한 인물이다.

의림지점 설립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든든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농민을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제천농협 조합원들은 박 조합장의 공을 기리기 위해 대의원 총회의 승인을 거쳐 1995년에 의림지점 입구에 공덕비를 조성했다.

하지만 제천농협은 몇년 전 그 어떤 절차도 없이 이 공덕비를 제거했다.

공덕비를 제거하려면 농협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는 게 후손들의 주장이다.

박 조합장의 후손인 A씨는 "공덕비는 농협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적법한 절차없이 독단적으로 공덕비를 없앨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현 조합장의 막가파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든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학수 조합장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것은 또 있다.

제천농협은 7~8년 전 의림초 인근에 있던 제천농협 의림지점을 남천동으로 이전했다.

제천농협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농협 본점 건물 입구 머릿돌에 김학수 조합장을 비롯해 임원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하지만 1년 후 임원들의 이름은 모두 빼고 김학수 조합장의 이름만 새겨 넣은 것.

제천농협 본점 건물 입구 머릿돌에 임원들의 이름은 빠진 채 김학수 조합장의 이름만 새겨져 있다.
제천농협 본점 건물 입구 머릿돌에 임원들의 이름은 빠진 채 김학수 조합장의 이름만 새겨져 있다.

마치 김 조합장이 농협을 단독으로 설립한 것처럼 포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조합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공덕비는 2~3년 전 농협 의림지점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장애가 돼 없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절차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머릿돌 논란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초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머릿돌을 세웠다. 하지만 시공업체가 머릿돌에 농협 이름을 잘못 새겨 1년 후 재시공하면서 현 조합장의 이름만 넣게 됐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