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오늘의 혈액 보유량 3.4일'. '<긴급> 혈액 절대부족 지금 바로 헌혈에 참여해주세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띄워져 있는 문구다.

현재 우리나라 혈액보유량은 대량 수혈이 필요한 큰 사고 발생 대비 보유해야 하는 적정량 5일치에 훨씬 모자란 매우 위급한 상황이다.

사실 혈액부족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의 일상은 '언택트'시대로 바뀐지 오래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대면회의','원격교육', '온라인 주문'은 일상이 됐고 '드라이브 스루' '집콕생활' 등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른바 '뉴노멀'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비대면 사회라고 하더라도 언택트 방식으로 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이다.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헌혈'도 그 중에 하나다. 자신의 혈액을 타인에게 기부하는 행위이다 보니 사람 또는 사물과의 접촉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헌혈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거리두기를 지키자니 사람을 만날 수가 없고, 헌혈을 하자니 사람을 만나는 것이 겁난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헌혈 부적합자도 덩달아 늘었다고 한다. 확진자는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헌혈이 가능하다. 물론 경미한 의심 증상이 있어도 헌혈을 하지 못한다. 헌혈 당시 음성이더라도 추후 확진이 될 경우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개인이나 민간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국가기관 및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단체 등이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농협에서도 헌혈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른 재난의 경우 구호하기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사람의 몸에는 항상 여유분의 혈액이 있다. 헌혈은 다른 사람의 생명를 구하는 의미 있고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작금의 '혈액부족 위기'앞에 우리 민족의 장점인 '협동'의 DNA가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