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쌀빵' 새로운 등식의 지역브랜드 꿈꾼다

특허까지 받은 쌀눈이 살아있는 '쌀눈이 빵'으로 전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 정창선 대표. / 송창희
특허까지 받은 쌀눈이 살아있는 '쌀눈이 빵'으로 전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 정창선 대표. / 송창희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진천군 이월면 미리실길 125에 자리잡고 있는 쌀빵전문점 '미잠미과(대표 정창선·63)'. 2018년 쌀가루 제분시설을 겸비한 쌀가공식품공장을 준공하고 쌀빵과 쌀국수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이 곳은 이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쌀눈이 살아있는 '쌀눈이 빵' 개발로 특허까지 받은 미잠미과의 제품들은 '살 안찌는 빵', '건강에 좋은 빵'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진천군 이월면 장학회 이사장, 이월면 발전협의회장으로 지역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는 정 대표를 만나 미잠미과의 인기비결을 들어봤다. / 편집자


 

'쌀눈이 살아있는 빵'으로 특허

정창선 대표는 누에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서 5남매의 셋째로 태어나 아버지가 하던 정미소를 이어받아 40여년간 생거진천 미잠미곡처리장을 운영하고 있는 '쌀박사'다. 정 대표는 흉년이 들면 물량이 부족하고, 풍년이 들면 가격이 하락하는 쌀공급 상황을 현장에서 겪으며 '쌀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할까'를 늘 고민했다. 그러다가 2017년 쌀 소비 침체에 맞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진천군농업기술센터가 협력·시행한 쌀가공산업육성 및 신기술 보급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며 쌀빵을 만났다. 그리고 '쌀은 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쌀로 시대를 읽는 확장성을 만들어내고 싶었던 그의 오랜 고민을 하나 하나 풀어나갔다.

100% 쌀로 만든 '쌀눈쌀 현미소면'
100% 쌀로 만든 '쌀눈쌀 현미소면'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못지않은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의 다양한 빵들.

처음에는 기술이 없어서 밀가루 안넣은 100% 쌀빵을 만들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쌀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시범사업을 추진한 전국 5곳의 사업장중 유일하게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고객 선호도·시장 트렌드 반영

정 대표는 사업 초기 지역축제는 물론 우수 급식·외식대전, 명절 선물전 등에 참가하고 블로그, SNS, 네이버 스토어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활동을 하며 다각도로 진천쌀빵을 알렸다. 이와 함께 공군부대, 학교 급식 등 기관·단체 납품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쌀 재배단지, 자가도정, 직접 제분, HACCP수작업 생산을 통한 쌀의 생산부터 빵의 가공까지의 원스톱 체계를 갖추고 있는 미잠미과는 팔방미를 사용해 습식제분이 아닌 건식제분으로 하루 100여종의 빵을 만들고 있다. 이들 제품은 쌀눈이 살아있어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못지않은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의 다양한 빵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못지않은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의 다양한 빵들.

미잠미과의 하루는 새벽 6시부터 시작된다. 오전 9시부터 쏟아져 나오는 빵들은 매장 진열과 함께, 전국에서 주문 들어온 80~100곳에 500박스 정도가 택배주문, 단체 납품용으로 나간다.

이곳은 진천군 이월면 시골(?)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역적인 고정관념을 깨며 고객들의 선호도와 시장의 트렌드를 읽는 다양한 빵을 출시하고 있다. 미잠미과를 찾은 손님들은 매장을 꽉 채운 각양각색의 빵종류에 놀라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쌀빵의 식감에 또 한번 놀란다. 현재는 쌀 소금빵, 쌀 소보로, 현미식빵, 쌀 카스테라, 쌀 브라우니, 쌀눈쌀 식빵, 쌀 베이글 어니언, 찰떡파이 등이 판매 베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크와 쿠키, 수제 잼, 쌀눈쌀 현미소면도 판매하고 있다. 제과제빵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고객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이를 제품 출시에 반영하는 것은 정 대표의 딸인 정보름 실장의 역할이 크다.

 

좋은 진천쌀 사용이 첫째 조건

"최고의 요리는 좋은 재료가 기본인 것처럼 쌀빵도 좋을 쌀이 첫째 조건입니다. 질좋은 진천쌀을 물량에 맞게 그때 그때 빻아서 쓰는 게 원칙이죠. '내 속이 편하면 남의 속도 편하다'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게 고객사랑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해에는 뜻밖의 행운도 만났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진천군이 수용하면서 전국민이 '진천군에 돈쭐(돈+혼쭐)을 내주자'며 진천군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농특산물 쇼핑몰 '진천몰(jcmall)' 상품을 대거 구매하는 일이 일어났고, 정 대표도 큰 수혜를 받게 됐다. 미잠미곡처리장의 진천쌀 주문이 2배 증가했고, 미잠미과는 무려 104배의 매출 증가라는 선물을 받았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못지않은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의 다양한 빵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를 못지않은 진천 이월면 '미잠미과'의 다양한 빵들.

정 대표는 생각하지 못한 뜻밖의 성원에 감사해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위한 성금을 기탁했고, 이 일이 또 각종 TV방송에 소개되며 미잠미과의 인기로 이어졌다. 그즈음에는 전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매장이 북새통을 이뤄 말그대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덕분에 아토피 어린이, 밀가루를 멀리하려는 건강빵 마니아 등의 전국 고정팬을 확보하게 됐다.

특유의 우직함으로 새로운 도전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미잠미과는 지난해에는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16~17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20억원 돌파라는 가파른 성장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진천을 넘어 전국에 매장을 여는 것이 꿈이다. 진천의 대표농특산물인 진천쌀을 이용한 진천쌀빵을 또 하나의 진천 대표상품으로 브랜드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가까운 충북혁신도시와 청주는 물론 서울, 경기지역을 돌며 본격적인 상권 분석과 기술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전공정을 감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췄고, 유명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못지않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본심을 갖고 산다'는 인생 좌우명처럼 진정성을 가지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전국 프랜차이즈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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