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청명을 맞아 농촌 일손돕기를 다녀왔다.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열무 수확과 대파심기를 하며 농촌의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요즘 농촌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 농촌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와 맞물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근로자 입국에 차질이 생기며 구인난은 더욱 심화되었다. 농업인의 71.5%는 코로나19 이후 영농인력 구인난을 겪었다고 한다. 해가 갈수록 영농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논작물보다는 밭작물이 영농인력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밭작물 기계화율은 61.8%로 논작물 기계화율 98%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마늘, 양파, 콩, 팥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씨를 뿌리고 어린 모종을 심는 파종, 정식, 그리고 농산물을 거둬들이는 수확은 각각 12.5%와 31.6%에 불과하다. 봄과 가을철 농번기에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농인력난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농가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21년 3/4분기 농가구입 가격지수 중 노무비는 138.3으로 전년 동기 124.7에 대비하여 10.9%나 상승하였다. 농번기에는 웃돈까지 주어야 겨우 인력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농촌의 인력난으로 인하여 농작물의 올바른 정식이 안 되면 생육 및 수확에 영향을 주게 된다. 농산물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가격이 치솟게 되며 장바구니 물가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농촌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 농업 분야 고용허가제(E-9) 외국인 근로자 입국 인원 한도를 지난해보다 25% 늘린 8000명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안정적 영농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겠다. 농촌인력중개 및 영농작업반 확대를 통해 일손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영농기계의 디지털 농업을 위한 연구에도 적극적 지원을 해야 한다. 농산물 생산은 가격 등락과 기후변화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농가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이 2020년 기준 42.5%일 정도로 농촌 고령화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오늘도 묵묵히 농업에 종사하고 식량을 생산한다. 이러한 농민마음을 읽어서 도시민들도 영농일손 돕기에 더욱 함께 동참해야겠다.

키워드

#기고 #농업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