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예비후보, 식사를 합시다 - Ⅰ.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
도지사 예비후보, 식사를 합시다 - Ⅰ.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
  • 정세환 기자
  • 승인 2022.04.1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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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같은 구수한 정치 한입 어떠십니까"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도지사, 시장, 교육감 등 지방일꾼을 뽑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중부매일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획 '도지사님, 식사 합시다'를 통해 충북지사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의 추억과 인생, 철학을 독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형식적인 인터뷰에서 벗어나, 인터뷰이가 직접 고른 음식점에서 좋아하는 음식으로 함께 식사를 한다. 동시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열정적인 정치 이야기를 들어본다. 충북지사 예비후보들 중, 가장 먼저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을 만났다. /편집자

"청국장 같은 도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박경국(63·국민의힘)충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도청 기자회견장에서 비전 선포식을 가진 직후, 청주 흥덕구 복대동의 한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다.

왜 점심 메뉴로 청국장을 골랐냐는 질문에, 박 예비후보는 위와 같이 답했다. 준비된 도지사, 정통 보수 도지사, 토박이 도지사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뜬금없이 '청국장' 같은 도지사라니.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됐다.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청국장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이지 않습니까.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은 적은 없지만, 지난 34년간의 공직 생활 등 지금까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준비해왔습니다. 오래 걸려도 맛있게, 알차게 준비된 도지사가 되고자 합니다."

또 청국장은 박 예비후보가 가장 좋아하는 '소울 푸드'라고 한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직접 쑨 메주로 겨울에 청국장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그때는 청국장이 냄새도 나고 해서 먹기 싫어 많이 도망 다녔는데, 이제는 어머니 보고 싶을 때면 청국장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 초가집에 매달린 메주 생각을 하곤 합니다."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에서 태어나 초가집에 살았던 박 예비후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위 '흙수저'다. 부모님을 도와 3명의 동생들을 챙기려면 살림이 항상 빠듯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힘겹게 재수까지 해서 들어간 대학에서도 행정고시 공부만 하느라 제대로 된 추억 하나 없다고 한다. 충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충북대 개교 이래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다.

"사실 처음에는 행정고시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뭘 먹고 살아야 하나 막막해 하니, 하루는 선배가 불러서 이거 붙으면 동생들 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 번 좀 해보라 했습니다. 그렇게 헌책방에서 버리려고 내놓은 책 주워서 공부하길 꼬박 3년 만에 시험에 붙었습니다. 한 마디로 기적이었죠."

중고등학생 때는 시인을 꿈꿨다던 박 예비후보는 그렇게 공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30년 넘는 공무원 생활의 대부분을 충북도청에서 보냈다. 11년 동안 도청의 6개 국장을 거친 '박 국장'은 자연스레 충북 전문가가 됐다.

"첫 임관할 때 제가 농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농림부를 보내더라구요. 당시 과천정부청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고향이 그리워 곧장 충북으로 내려왔습니다. 중앙에 있는 게 더 좋지 않았게냐 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시긴 한데,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어디서 살겠습니까, 허허."

안전행정부 제1차관을 끝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박 예비후보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충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그는 이시종 지사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크게 패했다.

"그 때는 당 상황이 어려워서 출마하려는 분이 아무도 안 계셨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충북인데,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피하고 싶지 않았고 또 떨어졌다고 해서 출마를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박 예비후보에게 4년 전에 비해 '정치인스러워졌다'는 평가가 많다는 얘기를 하자, 그는 멋쩍게 웃었다.

"제가 본래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충북을 위해 필요하다면 정치인이 돼야죠. 그런데 사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충북전성시대'를 열기 위해 재도전하는 박 예비후보에게 '1번 공약'을 묻자, 그는 눈을 빛내며 답했다. 확신에 차서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고민하고 또 성심성의껏 준비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충북일자리재단을 설립해 충북의 고용률 75%를 달성하겠습니다. 청년들에게 기업들이 원하는 맞춤형 실무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들은 각 기업의 특색에 맞게 기업 맞춤형 일자리를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10만개 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박경국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지역정치권에서는 박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실시된 국민의힘 당내 컷오프를 통과한 것이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인터뷰 당시도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으로 '믿는 구석'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믿는 구석이 뭐 있겠습니까. 제가 믿는 건 오직 도민뿐입니다. 다른 후보들이 정통성과 명분이 워낙 떨어지니 어쩔 수 없죠. 국회의원 몇 번 한 것이 벼슬이 아님을 우리 도민들은 잘 알고 계십니다. 저는 도지사가 되더라도, 3번은 너무 길어서 3번까지는 안 할 겁니다."

식사를 마치면서 만약 이번 선거에 당선된다면, 취임 첫 날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퇴근 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처럼 서문시장에서 소상공인 분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애주가인 제가 요즘 선거 때문에 술을 일절 안하고 있는데, 선거가 끝나면 편한 마음으로 좋은 사람들과의 저녁 자리를 한 번 마련하고 싶습니다."

삼겹살 얘기를 하면서 입맛을 다시는 그를 보니, 도민들과 편하게 겉치레 없이 소통할 그의 미래 모습이 보였다.


 

박경국 프로필


▷1958년 보은 출생

▷보은 관기초, 보은 보덕중, 서울 장훈고, 충북대 농업경영학과 졸업, 충북대 행정학 석·박사

▷제24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단양군수(관선),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충북도 행정부지사, 국가기록원장, 안전행정부 제1차관 역임

▷제7회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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