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1전국동시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이 속속 출마 후보자 공천을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후보군에 정치신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어느 선거에서나 정치신인들의 불만이 없었던 적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 전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해로 각 정당이 대선에 몰두하며 정치신인들이 속앓이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선거운동에 여러 제약을 받았던 탓도 있지만 중앙당의 '지방선거운동 금지령'도 한 몫을 했다. 분, 초를 다퉈가며 지역주민들에게 자신을 알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대선후보자의 이름이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해야만 했다. 얼굴이라도 보였으면 좋으련만 코로나19로 겨우 눈만 보이도록 마스크를 쓴 채였다. 가득이나 기존 정치인에 비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룰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치신인들에게 혹독한 겨울과 같은 기간이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 커다란 바람이 불었다. 그야말로 정치신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윤 당선인의 세리모니를 빗대 '어퍼컷 당선'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디지털성범죄집단 '엔(n) 번방'을 추적해온 '불꽃' 활동가 출신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작금의 성범죄 대책 및 여성정책은 물론 사회약자·청년 편에서 정책 전반에 대한 현실을 반영한 파격 행보다.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 등과 맞아 떨어진 결과이기는 하지만 정치권의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진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정치가 국민을 이끌던 시대에서 국민들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권이 국민들의 정서를 담아내지 못한 탓이다. 국민을 대변토록 선출됐지만 자신들의 이익과 당리당약에 매몰되면서 불신을 싹틔웠다.

정치신인들의 등장이 가장 활발한 곳이 바로 지방선거다. 6·1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각 정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선의 변화 바람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지길 기대하지만 아직까지 미약하다. '미풍'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초라하다. 결국 '공천'이라는 문턱을 넘기 위해 정치신인들은 움츠려야만 한다. 정당이 마련한 공천 기준에 자신의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추고 소신을 꺾어야 한다. 자신의 정치신념을 펴보기도 전에 기존의 정치에 막혀 작은 불씨마저 피우지 못했다.

수 십 년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정치는 늘 그 자리였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푸념도 쏟아졌다. 중앙에 비해 지방은 거기서 거기였다. 이러한 점에서 정치신인들의 등장은 너무나 반갑고 환영할 만 하다. 고여 있는 지방정치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기존 정치인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구의 조화는 지방 정치에 새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중앙 정치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효과는 지방에서부터 나타날 것이다. 변화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이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너무나도 미약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변화의 바람을 확실하게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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