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여간 우리를 옥죄던 족쇄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의 규제도 없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았던 자영업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거리두기 강도에 따라 자영업의 매출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감도 갖고 있다. 누적된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막막함도 있겠지만 '거리두기 재도입'에서 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것이다. 기자가 만난 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간 정부의 오락가락한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더이상 쉽게 기대감을 내비치지 않았다. 일례로 술집이나 PC방 업주들은 새벽 장사를 위한 직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이전에도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직원을 뽑아놓았는데 2주만에 다시 강화되면서 손해를 본 경험이 있어서다.

이번에도 재조정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강력한 신종변이가 발생할 경우에 재도입을 검토한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신종 변이에 대한 정부의 방역지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방역실패에 대한 당장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리두기를 남발하는 것은 멈춰야 한다. 신중하지 못한 방역지침은 그렇지 않아도 상처를 입은 자영업자들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만약 이 상황이 반복된다면 자영업자에게 정부는 '양치기소년'이 될 수 밖에 없다.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정확히 2년 1개월 만에 돌아온 이번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최소한의 생활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탁상정책이 아닌 자영업자 현실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다시 자영업자들 눈에 눈물이 흐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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