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최근 세계 곡물가격 폭등으로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봉쇄와 물류중단 등으로 글로벌 식량공급체계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랜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가 국제 밀 가격 폭등에 기름을 부었다.

왜냐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OECD국가 중 곡물자급률이 최하위 수준이고 밀의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올라 10년3개월 만에 4%대를 넘어섰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 가격이 8천원을 넘어섰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쌀값은 폭락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는 재배면적 증가나 농업 기계화·재배기술 발달로 인한 생산량 증가 등 쌀 공급과잉 구조의 심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쌀 소비 부진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 2021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9kg에 불과해 30년 만에 반 토막이 났을 정도다. 이렇듯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부족한 밀'과 '남아도는 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이미 서구화된 식습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단순히 '밀가루 음식보다 밥을 많이 먹자'고 감정에 호소하는 캠페인은 궁색할 뿐이다.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쌀 가공식품 개발·보급'같은 것 말이다.

밀가루보다 훌륭한 쌀가루를 가공해 떡과 면, 과자, 가공밥, 주류, 음료 등 다양한 품목에서 활용한다면 '밀가격 폭등'과 '쌀값 하락'이라는 작금과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지금부터라도 '쌀 가공산업' 육성에 더욱 관심 갖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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