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혼란스럽긴 했지만 그런대로 마무리되었다. 5월 10일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며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에 이르렀지만 정권의 요구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마찰을 빚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시절에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국정원장을 겨냥한 수사를 밀어붙였고 결국 수뇌부는 그를 업무에서 배제시켰다. 그런데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부가 그를 중용한 이유였으리라.

문재인 정부는 그에게 검찰 개혁의 선봉장이 되길 기대했지만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지휘하며 권력의 압박을 받으면 받을수록 살아 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그를 야권의 대선 주자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당시 윤석열 검찰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했고 징계를 청구하여 정직을 결정하게 한 사건은 더욱더 야권의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결국 총장직 사퇴로 이어지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정책 실패에 식상한 국민은 야당의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에 불과 0.73% 포인트를 앞서는 신승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꾸리지 못했던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거과정에서 공약했던 광화문 시대를 실천한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 밖으로 옮기는 시기를 취임 전에 서둘러 실행하는 문제로 시끄럽더니 이제는 내각 인선 잡음으로 온통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심지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아빠 찬스' 논란은 조국의 자녀 입시문제로 불거진 불공정 문제를 상기하며 닮은꼴로 느끼게 만들고 있다.

야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의 여소야대를 형성하며 윤석열 정부를 사사건건 견제하려 들겠지만 대통령 중심제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매우 엄청나고 크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를 리 없다.

권한과 힘을 가졌을 때 상대에 대한 배려가 왜 이리도 힘이 드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심에 힘입어 대권을 잡고 뒤이어 총선에서도 대승을 거두며 행정부와 국회를 장악하는 막강한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자신들이 줄기차게 외쳤던 공정과 정의는 모두에 대한 것이 아님을 드러냈고 국회는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정치로 상대에 대한 배려를 팽개치며 협치를 잊게 했다. 지금도 민주당은 자신들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기에 국회에 주어진 권한을 휘두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여소야대로 이루어지는 윤석열 정부의 앞날이 순탄하지 못할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대한민국 국민이다. 최소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혼란스러우면 국민이 힘들어진다. 오늘을 살아가는 서민들이 지금보다도 더 힘겨운 생활을 꾸려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공정과 정의가 곁에 있음을 느끼게 하면 된다. 그러면 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이제 6월 1일이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보통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 일들을 기억하여 지금의 판단 근거로 삼지 않는다. 최근의 사건들이 훨씬 더 큰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 새로운 정부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권은 공정과 정의를 느끼게 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정치를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고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 민주당은 국익에 바탕을 둔 결정임을 국민이 인식하게 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더 큰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더 공정하게 처리하고 더 정의로우며 더욱 배려하는 권한을 행사한다면 분명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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