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가까이 뛰어 '허덕'… 점포 지속 운영 '골머리'
거리두기 해제 기쁨 잠시 물가 발목, 가격 인상 고민

지난 26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이 물가 인상에 한숨을 쉬고 있다. /박건영
지난 26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이 물가 인상에 한숨을 쉬고 있다. /박건영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식용유와 밀가루 등을 중심으로 솟구친 물가에 허덕이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꽈배기가게를 운영하는 곽백옥(57)씨는 최근 꽈배기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인상했다. 가장 잘 팔리는 메뉴인 꽈배기 가격인상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지만 최근 급등한 물가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꽈배기와 도넛츠 등을 조리하는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식용유 값의 상승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는 한 튀김기에 18L짜리 2통 반을 사용하는데, 식용유 값이 2배 가까이 뛰면서 재료비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곽씨는 "가게를 시작할 때 2만 4천원이었던 18L 식용유 값이 지난해 3만~4만원대로 슬금슬금 오르더니 지금은 5만5천원까지 가격이 형성됐다"며 "기름이 없으면 장사를 아예할 수 없으니 구매를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매상에서는 식용유 값이 더 오를수도 있다는데 여기서 더 상승한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이 모(51·여)씨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전을 조리하는데 필수적인 식용유 값은 물론 밀가루와 부침가루 등 전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가격이 올라서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대학생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가면서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하려했는데, 물가가 올라 자칫 손해를 볼 수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비축분을 확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지난해 1만원 후반대 하던 업소용 밀가루(20kg)가 지금은 2만원을 돌파하면서 20%올랐고, 부침가루도 지난해보다 25%정도 상승했다"며 "최근에 직원도 뽑으면서 발생하는 인건비와 급등한 물가에 손해나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의 원인에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식용유 파동을 이유로 오는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의 수출 중단을 예고한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해 급등한 곡물가격 등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 26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이 물가 인상에 한숨을 쉬고 있다. /박건영
지난 26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이 물가 인상에 한숨을 쉬고 있다. /박건영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을 희생하며 버텨온 외식업계에 물가상승까지 겹쳐 너무 가혹하다"며 "코로나19로 적자가 누적된 자영업자들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물가 안정대책을 통해 2년만에 빛을 보려고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