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멸종 아닌 '공생 꿈꾸다' 주제… 7월2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소란한 여름, 햇살에 기대어 서서' 전시 전경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완연한 봄의 길목을 지나고 있는 지점에서 '자연의 다양한 종(種)과의 공생'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우민아트센터는 2022년 주제기획전 '소란한 여름, 햇살에 기대어 서서'를 오는 7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기후재난과 생물종 멸종이 가속화되는 현실을 바탕으로 생태학적 감수성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우민아트센터  '소란한 여름, 햇살에 기대어 서서' 전시 포스터

엄유정, 유영진, 정혜정, 조은지 4명의 작가는 다양한 종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소란한 여름'을 맞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테면 식물과 동물, 생물과 미생물, 인간과 동물 등 다양한 존재들이 다뤄지는 전시다. 구체적으로는 꽃과 덩굴, 밤 풍경과 얼음, 가지치기한 후 새싹이 돋아나는 기이한 형태의 선인장, 이름과 사진만 남은 멸종동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며 '공생'에 대해 묻고 있다.

엄유정 作 '풍선 덩굴'
엄유정 作 '풍선 덩굴'

엄유정 작가는 식물의 성장과 소멸을 관찰하며 미묘한 변화에 주목하고 다채로운 형태와 선, 움직임, 리듬을 발견해 회화적으로 표현했다.

유영진 作 '캄브리아 기대 폭발'
유영진 作 '캄브리아기 대폭발'

유영진 작가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란 작품을 통해 일상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담긴 생명력을 감지해 오래된 건축 부속물이란 매개체를 통해 '도시에 출현한 미지의 생명체'라는 상상을 더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정혜정 作 '끝섬'
정혜정 作 '끝섬'

정혜정 작가는 우리 삶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주변부로 밀려난 다종다양한 존재에 대해 주목했다. 작가는 '끝섬'이란 영상물을 통해 멸종된 존재에 대해 고찰하고 그들의 세계와 정서를 담아냈다. 또한 '액체인간'이란 작품을 통해서는 몸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과 장기를 관찰하고 그 안의 다양한 미시적 존재를 각인시켜 인간의 몸도 다양성을 가진 하나의 생태계로 인식시킨다.
 

조은지 作 '나의 쌍동이 문어 OCTO-8을 위한 노래'
조은지 作 '나의 쌍동이 문어 OCTO-8을 위한 노래'


조은지 작가는 '나의 쌍동이 문어 OCTO-8을 위한 노래'에서 연체동물 문어처럼 팔다리를 움직여 춤추고, 노래하며, 피리연주를 하는 퍼포머를 보여준다. 이는 문어를 향한 '몸의 말 걸기'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다른 종(種)과 인간의 경계를 인식하고 지우는 작업을 반복해 '공생'의 의미를 되묻는다.

우민아트센터  '소란한 여름, 햇살에 기대어 서서' 전시 전경

조현아 우민아트센터 학예사는 "우민아트센터 상반기 주제를 '인류세(人類世)로 정하고 알아챔의 기술(art of noticing)을 미학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기획했다"면서 "인간이 중심에서 비켜서서 주변의 존재들고 평평한 관계를 이룰 때 지구에서 서로 기대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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