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효빈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묘, 덕의 바탕이나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

일찍부터 조선시대 청백리의 대표적인 인물인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를 통해 공직자의 기본 자세로 청렴을 강조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국가공무원법 제61조와 지방공무원법 제53조를 통해 공직자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청렴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공직자가 되기 위해 면접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마주했던 단어 중 하나가 '청렴(淸廉)'이었던 것 같다.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는 말을 공직자가 되기 위해 준비했을 때부터 공직자가 된 지금까지, 매해 공무원의 기본 소양 교육으로 배우고 있을 만큼, 공직자에게는 '청렴'이라는 덕목이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당연하게 요구되고 있는데, 정작 '왜 공직자에게 청렴이 가장 중요한 덕목일까?' 라는 궁금증은 이 기고문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에서야 생겨난 것 같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의 사전적 정의를 가지는 청렴. 그동안은 누군가 나에게 청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단순히 금품이나 뇌물을 받지 않는 것, 나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 정도로 대답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겨우 8개월 공직 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나지만,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 청렴의 뜻을 아냐고 묻는다면, 어쩐지 사전에 나와 있는 뜻 중에'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부분에 더 눈길이 간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다는 것은 어느 경지를 이르는 것일까? 단순히 금품이나 뇌물을 받지 않으면 청렴한 공직자일까? 금품이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는 나는 청렴한 공직자일까?

공직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업무나 민원을 처리하며 순간순간 '봉사자'임을 망각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와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봉사자인 공직자에게, 높고 맑은 고결한 성품과 행실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금품이나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을 넘어서, 매일 마주하는 민원인을 응대할 때, 혹은 내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의 사업을 진행할 때 등 좀 더 고차원적인 의미에서, 공직자라면 늘 마음에 지녀야 할 기본 심성이 아닐까 싶다.

노효빈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노효빈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을 가지는 것은 한순간에 다다르지는 못할 것이다. 스스로에게 순간순간 늘 맑고 깨끗했는지 물었을 때 부끄러움이 없는지 나부터 끊임없이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청렴한 공직사회'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실천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일을 마주할 때부터 시작하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진정한 의미의 청렴의 경지에 다다를 것이다. 높고 맑은 성품을 지닌 고결한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진정한 의미의 '청렴한 공직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키워드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