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 마스크'

지난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도입 566일 만이다. 2년 가까이 사용하던 마스크를 한 번에 벗어 던지기 어색했던지 해제 첫날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제 실외 마스크 착용여부는 국민들의 선택이다. 다만 50명 이상 모인 실외 시위에 참석해 마스크를 내리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발열·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지속적(15분 이상 등)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장된다. 그러나 실제 남아있는 강제 조치는 실내 마스크와 7일간의 확진자 격리의무뿐이다. 격리의무도 정부 예고대로라면 4주간의 이행기가 끝나는 오는 23일께 권고 전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확진자 감소추세 같은 방역상황과 의료체계 준비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체계가 정부 주도에서 개인 방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실외 노 마스크 시행은 일단 긍정적이다.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기사회생이나 다름없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2년 만에 마스크 없이 뛰어노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옆 친구와 대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해 격세지감이다. 물론 노 마스크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발생하고 있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사망자도 여전하다. 어린이들을 비롯한 백신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자들에게는 아직도 위협적이다. 변이바이러스 가능성도 남아 있어 빠르면 올 여름이나 겨울 대유행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노 마스크 시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낮췄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및 확진자 7일 격리를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우려에 대한 '마지노선'이란 시각이다. 현재 우리나라 백신 3차 접종률은 64.5%에 머물고 있다. 1차는 88%,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이 87% 정도다. 결국 3차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곧 면역이 떨어졌거나 떨어지는 시점이 도래한다. 재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1천131명이다. 이는 전날 신규 확진자 2만84명보다 2배 넘게 발생한 것이다. 평일 검사량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된 첫날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의 일상은 사실상 2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시간 여러 차례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희생과 인내'다. 여기서 다시 2년을 되돌린다면 2배 3배의 희생과 인내가 필요하다. 노 마스크로 들떠있기보다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엔데믹'이라는 김칫국을 마시기 보다 마지막 고비를 현명하게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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