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칩 고가에 거래… 사행성 우려

지난 7일 청주시 흥덕구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포켓몬 가오레' 게임기 앞이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박건영
지난 7일 청주시 흥덕구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포켓몬 가오레' 게임기 앞이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박건영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한 판만 더하면 뽑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전국적으로 인기를 이끈 '포켓몬 빵'에 이어 오락 '포켓몬 가오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일 코로나19 엔데믹 분위기 확산과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기념일로 특수를 누린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황급히 뛰어가는 어린이들을 따라가 나온 2층 오락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20명 남짓의 많은 아이들과 이를 따라나선 부모들이 모여들면서 오락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락실에는 게임기 4대와 다양한 놀이시설들이 비치 돼 있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포켓몬 가오레'라고 적힌 오락기 2대에 집중됐다.

포켓몬 가오레는 포켓몬스터를 소재로 한 2016년 일본에서 출시된 오락실 게임으로 국내에는 지난해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기준 충북의 청주·충주·제천 10곳을 비롯해 전국 대형마트, 대형서점 등 복합쇼핑몰에 259곳에 배치돼있다. 최근 '포켓몬빵'이 전국적으로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면 '포켓몬 가오레'는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게임은 버튼을 눌러 게임 속에 1성부터 5성까지 무작위로 등장하는 포켓몬을 공격해 체력을 빼놓은 뒤 포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켓몬을 포획해 실물로 얻을 수 있는 포켓몬 디스크는 중고거래 시장에서 등급에 따라 많게는 십 수 만원에 거래된다.

게임기 앞에 앉은 어린이들은 희귀한 5성 포켓몬을 잡기 위해 버튼이 부러질 듯이 두 손으로 연신 두드려 대기 시작했다. 뒤로 길게 늘어선 줄은 혹시 5성 포켓몬이 나왔을까 지켜보려고 게임기로 점점 모여드는 아이들로 인해 옆으로 늘어졌다. 한쪽에서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포켓몬 디스크'의 우열을 가리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원하는 포켓몬이 나오지 않자 어린이는 실망감을 드러내며 한 판만 더하자고 보호자를 조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한번 진행하기 위해서는 1천500원, 포획한 포켓몬을 디스크로 뽑기 위해서 1천500원이 추가로 들어가는만큼 보호자들은 게임기 옆에 놓인 동전 교환기를 통해 환전하는데 분주했다.

이곳을 찾은 김 모(43)씨는 "매장에 오면 아이가 좋아해서 꼭 지나치지 않고 오락실을 방문한다"면서 "한 번 올 때마다 수 만원이 들어가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하니 오지 않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게임 특성 탓에 '어린이 파칭코(도박 기계)'라고 불리며 어린이들의 중독성이나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 등 포켓몬 가오레가 설치된 매장 입장에서는 인기가 많은 게임기가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미끼'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게임기 임대료 수익과 미끼 역할 덕분에 매장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 최근에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 수요도 늘고 있는 것 같아 설치하려는 매장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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