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상우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최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가 해제되어 산을 찾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산에 있는 각양각색의 꽃과 연녹색으로 돋아난 나무 잎으로 눈 호강을 하게 된다. 반대로 차를 타고 가다보면 산림이 타용도로 전용되어 벌겋게 드러난 산이 드문드문 눈에 들어와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산지전용이란? 산지를 조림, 숲가꾸기, 벌채, 토석 등 임산물의 채취, 산지일시사용 용도 외로 사용하거나 이를 위하여 산지의 형질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택, 아파트, 공장, 도로, 골프장, 채석장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산을 깎아 내거나 흙을 쌓아서 형상을 변경하는 것이다.

정부정책 탄소중립 실현에 따라 일각에선 산지전용 때문에 탄소흡수원이 감소하게 된다는 몰매를 맞기도 하여 일선에선 산지전용을 최소화하거나 전용된 면적만큼 다른 지역에 산림으로 복원하여 산림총량을 유지하는 '산림총량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산림청에서 발표한 산림기본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산림면적은 6,286천ha로 국토의 62.6%를 차지하며, 산림률은 OECD 국가 중 4위로 우리나라는 국토 중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이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높다보니 각종 개발행위에 산림이 포함될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하다. 최근 10년 간 도로 및 주택건설, 도시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 타용도로 지목이 변경되어 사라진 산림면적은 61천ha (0.9%)에 이르며 그 면적은 여의도의 약210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국민적 관심과 산림청 및 지자체 공무원들의 조림, 숲 가꾸기 등 피땀 흘린 산림자원관리 노력의 결과로 2020년 기준 임목축적은 1,038백만㎥로 10년 전 828백만㎥와 비교하면 210백만㎥(25.4%)에 이르는 산림의 양적 증가를 이루었다.

국가온실가스 통계를 보면 산림의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2019년 기준 43백만 톤으로, 국가 배출량 701백만 톤의 6.1%를 상쇄하고 있으나 2008년(순흡수량 61백만 톤) 이후 산림에서의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산화탄소의 최대 흡수원이 산림임에도 요즘 언론을 보면 산업단지 지정 계획고시 국토부 통과,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 등 각종 개발관련 보도들이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제한적인 국토면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인 산림면적을 잠식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눈앞의 이익, 편의라는 개발논리로 없어진 산림은 방아쇠 효과가 되어 지구를 역대이레 최악의 기후·환경위기로 인류를 내몰고 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지구환경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상우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김상우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돌이킬 수 없는 지구 파괴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로 하고 필수적 달성과제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확대, 산림의 조성, 쓰레기 분리배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은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변화에 맞설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옛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듯 산림의 이용도 미래를 생각하며,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탄소흡수량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산림안보'실현을 위한 산림비율 마지노선 목표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각종 법, 제도가 마련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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