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저는 이제 해방됐습니다.이제 자유인입니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근처 KTX 울산역 광장에서 귀향을 환영하는 고향 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화답한 인사말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정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군 통수권 이양과 동시에 5년 대통령 임기를 마쳤다.국정 최고 수반에서 일반인으로 돌아간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해 지지자 1천 여명의 배웅을 받으며 KTX를 타고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했다.

약 2시간 반을 달려 울산역에 도착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마중 나온 환영 인파를 향해 "국민 덕분에 재임 기간 행복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에서 자유인으로 돌아간 소회를 밝혔다.특히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힘들었지만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해방됐습니다. 저는 이제 자유인입니다"라고 힘주어 외쳤다.김정숙 여사도 "대통령께서 퇴임하며 행복하다 하십니다. 제가 옆에서 여러분 마음 같이 잘 지켜드리고 행복하게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이 다가오자 수시로 "퇴임 후 자유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측근에게 밝혔다.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앞에서 열린 퇴임 연설에서도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국민 통합을 당부했다.이날 오후 6시 마지막 퇴근 길에서는 청와대를 걸어 나온 뒤 배웅 나온 시민들에게 "퇴임 후에는 고향으로 내려가 자연에서 잊힌 삶을 살겠다"며 자유인으로 조용하게 지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고향인 평산마을 주민들에게도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그런 안도감이 듭니다.이제 평산마을 주민과 함께 농사도 짓고 막걸리도 한 잔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잘 살아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 전 대통령이 두번 째다.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불행하게도 친인척들이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운명이다"란 유서를 남기고 마을 뒷산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해 국민들에게 슬픔을 안겨줬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한국의 패거리 정치에 경종을 울렸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문 전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했다.특히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국 정치사의 상징인 청와대가 이날부터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돼 7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당분간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헌 부대에 새 술을 담으면 새 술이 쉬 상한다는 뜻이다.그렇다고 청와대가 헌 부대라는 뜻은 아니다.잘잘못은 나중에 따지자.주사위가 이미 던져졌기 때문이다.국민 대화합을 위해 윤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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