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년 5월 15일은 교권을 존중하고 스승을 공경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한 국가기념일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교사들은 자랑스러워 해야 할 스승의 날을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처럼 차라리 일요일인 것이 잘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올해 41회 스승의 날을 맞아 곳곳에서 나오는 설문조사 결과는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전국 남녀 교원 8천431명에게 물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29.9%에 그쳤다.

교총에 따르면 이 질문에 대한 긍정 응답률이 30%에 못 미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했다. 2006년부터 2019년까지만해도 대체로 50%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직무 만족도는 33.5%로 6년 전의 70.2%의 절반 수준이었고 사기가 떨어졌다는 답변은 78.7%나 됐다.

스승의 날에 대한 회의론도 커져가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교사들에게 '스승의 날을 맞는 느낌'을 물었는데 응답자의 4.6%만이 '보람을 느낀다'고 했고,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대답도 26.4%나 됐다.

이 단체는 스승의 날 대신 모든 시민이 교육에 대해 고민해보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바로 '교권 침해'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교사노조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교사 교권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77%에 달했고 한국교총 조사에서도 55.8%가 교권이 보호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교권 침해의 대표적 유형은 '악성 민원'과 '악성 괴롭힘'을 꼽고 있다.

전에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 항의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밤낮 가리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학생들이 교사 얼굴과 욕설을 SNS에 올리기도 한다.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일도 흔해졌다. 사랑의 매를 들수도 없는 현실에서 교사가 감내해야 할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권하락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가 38.1%를 차지한다고 했다.

교사들 스스로도 진정한 스승의 길 보다는 직업인으로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6일 후면 교육계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도 치러진다. 지난주 후보등록을 마치며 충청권 교육감 후보도 결정됐다.

세종시교육감은 최교진, 최정수, 이길주, 최태호, 강미애, 사진숙 6파전, 대전시교육감은 김동석, 성광진, 설동호, 정상신 4파전, 충남도교육감은 김지철, 이병학, 조영종, 김영춘 4파전, 충북도교육감은 김진균, 김병우, 윤건영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며 다시 4년을 이끌 교육감을 선택해야 한다. 후보들이 많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교사가 교직을 만족하게 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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