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태준 영동교육지원청 총무팀장

'울고 왔다 울고 가는 영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충북 지역의 교직원들 사이에 산 넘고 물 건너 오는 영동이 멀어서 처음 올 때는 낙심해 울고, 막상 떠날 때가 되면 정이 들어 운다고 한다.

영동교육지원청으로 신규 발령을 받았던 후배 직원이 2년 동안의 영동 생활을 마치고 청주로 전근을 갔다. 4개월 만에 개인 휴가까지 내고 첫발령지를 찾아온 후배는 영동이 그리웠다며 그동안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살뜰하게 보살펴 주고 인정을 베풀어 준 영동에서의 추억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며 영동에 대한 칭찬과 감사를 쏟아 내었다.

최근 내가 근무하고 있는 영동교육지원청은 2021년 부패방지시책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2년 연속 전화친절도 최우수기관 선정, 충북소년체육대회 성적 우수 등을 자랑거리로 내놓을 만하다.

하지만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자랑하고 싶은 것은 영동교직원물방울봉사회(이하'물방울봉사회')이다. 물방울들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교직원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학생들에게 바다와 같은 사랑을 전달하자는 포부로, 영동 지역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2005년에 물방울봉사회를 처음 시작했다.

물방울봉사회는 영동지역에 근무하는 교직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은 매월 1만원의 회비를 납부하게 된다. 타지역으로 전출하거나 퇴직을 하면 자동으로 탈퇴 처리가 된다.

창설 당시 30명으로 시작된 회원수는 현재 280명으로 늘었다. 지난 17년 동안 4억원이 넘는 기금이 조성됐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모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기도 하고, 사제동행 사랑나눔 문화체험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긴급학생복지지원 사업으로 운용됐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물방울봉사회의 미담이 밖으로 조금씩 알려지면서, 최근 나눔의 행복과 즐거움을 함께 하고자하는 교직원들의 신규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면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조금이라도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학생을 돕고 싶어 하는 교직원의 순수한 마음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져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는 물방울봉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물방울봉사회가 영동지역 교직원들의 따뜻한 제자 사랑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몸소 나눔을 실천하셨던 분들과 현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박태준 영동교육지원청 총무팀장
박태준 영동교육지원청 총무팀장

우리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중한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뜨거운 물방울들이 더욱 풍성하게 모이길 바란다.

영동에 첫발령을 받은 신규 교직원부터 영동에 적(籍)을 두고 있는 모든 선·후배 교직원들이 물방울봉사회를 가슴 뿌듯하게 여기며, '웃고 와서, 웃으며 머무는'영동을 꿈꿔본다.

영동교직원물방울봉사회 참으로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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