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 1일 치러진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게 엊그제 같은데 전국이 다시 선거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 선거라지만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같은 날 치러지며 다시 대선판을 보는 느낌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석패한 이재명 후보가 이번에는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닌 인천으로 옮겨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 윤 대통령과 단일화하고 대통령직인수윈원장을 맡기도 했던 안철수 후보도 성남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전 민주당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이재명 후보에게 내주면서 서울시장 후보로 뛰고 있고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대구시장에 뜻을 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봤던 낯익은 얼굴들이 뉴스에 등장한다. 지난 대선의 후반전을 보는듯하다.

이번에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만드는 단체장과 의원 수는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많다. 광역단체장이 17석이고 기초단체장은 226석이며 광역의원은 789석이고 기초의원은 2898석이나 된다. 또한 17개 시도의 교육감을 선출하게 되니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우리를 위해 공정하고 양심껏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구분해 내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음 선거가 있을 때까지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을 이들이 하게 될 것이니 살피고 살펴서 그래도 더 나은 사람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선 현재 단체장이나 의원 또는 교육감으로 있는 이가 출마한다면 그의 공과를 살펴야 한다. 잘 했다는 판단이 서고 그보다 더 잘 할 만한 이가 없다면 그를 다시 선출하면 된다. 그들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이미 선점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잘 했다고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 새로이 출마의 변을 내세우며 나선 이들이 얼굴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공보물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선거공보물은 후보자들의 주관적인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공보물의 둘째 면에는 후보자정보공개자료와 그 소명자료만이 게재되어 있어서 가장 면밀히 살펴야 하는 부분이다.

첫 번째로 재산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ㆍ비속(혼인한 딸과 외조부모 및 외손자녀를 제외한다)의 각 재산총액을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병역사항이다. 후보자 및 후보자의 직계비속의 군별ㆍ계급ㆍ복무기간ㆍ복무분야ㆍ병역처분사항 및 병역처분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세금 납부 실적이다. 최근 5년간 소득세ㆍ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납부 및 체납실적이다.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ㆍ비속의 연도별 납부액, 연도별 체납액 및 완납시기를 알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전과기록이다. 어떤 잘못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죄명과 그 형 및 확정일자를 확인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는 후보자등록신청서에 기재된 사항으로 직업ㆍ학력ㆍ경력 등 인적사항을 살펴 볼 수 있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많은 후보자들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의 4년을 이들이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선거공보물의 둘째 면의 기록이 살펴야 할 중요한 부분인 까닭이다. 세금 한 푼 안낸 사람을 우리의 대표로 선출해야 하는가. 용납할 수 없는 죄를 지은 이를 나를 대신하여 권한을 행사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국민의 의무인 병역을 필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의 후보자 자신과 그 주변을 보고 그가 펼치겠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책들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바로 선거공보물의 둘째 면이다.

앞으로의 4년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란다면 선거공보물의 둘째 면이라도 제대로 살펴보고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그래야 밝은 미래를 향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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