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부 차장

'장거래 본부장 파면 촉구 집회' 일주일여 만에 김영호 충북소방노조 지부장과 장거래 충북도소방본부장이 마주했다. 김 지부장 손에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장거래 파면' 손 피켓이 들려있었다. 예정에 없던 만남이라 그냥 지나치려던 장 본부장은 언론취재를 의식한 듯 김 지부장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다. 장 본부장의 손을 뿌리친 김 지부장은 "왜 면담을 거부하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본부장은 "본부장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김 지부장은 "본부장님 지휘권으로 하시는 분이 노조면담 결정은 부하들과 상의하시냐"고 비꼬았다.

이후 대화는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장 본부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나던 시민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김 지부장은 노조 결성 이후 총 6차례 공식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또 수차례 소방본부를 찾아가 티타임을 요청했다. 그러나 본부장을 만날 수 없었다. 장 본부장은 앞서 "노조활동 역시 공적인 활동"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본부장은 노조의 지휘를 인정해주지 않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지부장이 속한 노조는 충북소방 전 직원의 60% 이상이 가입했다. 대표성이 충분한 단체다. 이런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이 공적인 업무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불통 본부장 오명을 벗으려는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신동빈
신동빈 사회부 차장

2002년 '더 자두'가 부른 '대화가 필요해'라는 노래를 장 본부장에게 소개한다.

'내가 너(노조)를 너무 몰랐어. 항상 내 곁에 있어서 너의 소중함과 고마움까지도 다 잊고 살았어. 대화가 필요해 우린 대화가 부족해.'

사소한 오해와 마음에 없는 말들로 조직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왜 그러는지, 뭐가 못마땅한지, 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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